세상 한번 어지럽게 살았다. 2차대전 전 해인 38년, 38선 인접 북녘 바다 마을에서 태어나 해방을 맞고, 공산 정권을 피해 월남해 서울 살다 전란의 생지옥을 겪고, 1·4후퇴에 쫓겨 충청도 시골로 피란해 험궂게 3년을 보내고 학업을 이어 의대를 졸업, 소아과 의사 되어 산 한 생. 굴침스레 살아내며 보고 느끼고 사랑하며 산 세상을 훌훌히
펼쳤다. 사는 게 뭔가. 글은 무어고. 그 화두를 붙잡고 글을 썼다.
이번 글도 다르지 않다. 살아야 할 의미 찾기. 다른 점이라면 기존의 틀을 벗어 긴 글 두 편을 실은 것. 하나는 함께 공부하며 성장한 의대 동기들의 사랑방 이야기 <의창 유사 醫窓遺事>, 다른 하나는 전쟁을 살아 낸 오촌 당숙과 아야코 당숙모의 삶을 줌 업(Zoom up)해 짜깁은 사랑의 의미 찾기. 16.787자, 26.533자의 수필을 무슨 수필이라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