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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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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건축과 기후윤리>

백진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의 예일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동경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건축 및 도시 이론을 가르친다. 지구적 관점에서 수용 가능한 보편적 주제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근현대건축과 도시가 걸어온 역사적 궤적의 특수성과 위상을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현상학을 기반으로 건축과 도시의 기저성과 윤리적 역할을 살피고, 역사, 기술, 미래도시담론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해서도 탐구하고 있다. 건축, 도시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건축과 현상학 International Architecture and Phenomenology Conference」, 「아시아의 도시문화Asia Cities Culture」 등 다양한 국제심포지엄을 기획하고, 국제학회의 키노트 스피커 및 초청 연사로 강의하였다. 네이버 TV ‘서울대 지식교양 강연-생각의 열쇠, 천 개의 키워드’ 시리즈에서 「건축의 구축과 문화적 의미」, 「정의와 도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Nothingness: Tadao Ando’s Christian Sacred Space』(Routledge, 2009), 『풍경류행』(효형, 2013), 『Architecture as the Ethics of Climate』(Routledge, 2016)가 있고, Architectural Research Quarterly, Journal of Architectural Education, Architectural Theory Review, Philosophy East and West 등 다양한 저널에 논문을 발표했다. 다음 책으로 『정의와 도시』, 『건축과 도시의 현상학』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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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건축과 기후윤리> - 2023년 3월  더보기

필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2010년 무렵이다. 건축과 도시 분야의 연구자였지만 나날이 악화하는 환경문제에 대처할 방법은 무엇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질문도 생겨났는데, 그중 하나가 ‘기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모바일 폰으로 날씨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이런 질문 자체가 성립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묻는 것은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여 기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과는 다른 물음이다. 기후 현상을 모니터상의 데이터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와 일상을 파고드는 구체적인 힘으로 파악하려는 태도가 저변에 깔린 질문이다. 예를 들면 초속 58미터, 즉 시속 약 209킬로 미터의 최대순간풍속과 85밀리미터의 일일 강수량이 결합한 날씨를 수치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로수가 뽑히고 지붕이 날아가고 저수지의 둑을 보강해야 하는 ‘태풍’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일에 가까운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런 기후의 구체적 체험이 ‘나’라는 존재는 누구이고, 또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관한 논의가 건축을 창작하고 도시를 만들어서 모여 사는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이런 궁금증을 가진 필자에게 한 줄기 빛을 던져준 책이 있었다.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동안 우연히 접했던 문헌으로 와츠지 테츠로和?哲?(1889-1960)가 1936년에 발간한 『풍토風土』라는 책이다. 건축학도로서는 따라가기 어려운 내용을 다루는 부분도 있었으나, 자연을 풍토로 이해하고 동서양의 저작을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는 와츠지의 글은 필자를 단숨에 매료시켰다. 일상 속에 가려져 있던 번뜩이는 진실을 밝혀주는 메시지로 넘쳐났다. 한자 문화권에서 자라다 보니 당연히 풍토는 그리 낯선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의미 또한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와츠지의 글은 필자가 아예 질문 자체로 여기지 않았던 것들을 질문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막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이끌어 주었다. 자연에 관한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아, 자각, 공동성, 타자성의 문제로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인간중심주의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명의 폐해 앞에 도피처를 찾는 원시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을 ‘풍토’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기후가 비로소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와츠지의 풍토론을 바탕으로 건축 분야에서 기후를 새롭게 논할 수 있는 담론의 기초를 재정립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기후, 공간, 인간 상호 간 관계 그리고 삶의 패턴을 서로 관련지어 이해하고, 나아가서는 윤리의 영역으로까지 논의를 확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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