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 대학교 불어과와 성심여대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아동문예>작품상을 수상하였다.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격월간 문예지 『Ecrire Aujourd'hui』에 단편화 '약병'과 '할아버지의 수첩'을 불어로 발표했다. 작품으로는 창작 동화집, <향기로운 너에게> 번역 동화 <라켈은 노란 가방을 메고 다닌다>가 있다.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어제 일처럼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 뒷모습을 기억한다. 내 머릿속에는 그 장면이 사진 찍혀 있다. 그 사진은 색이 바래지도 않고 구겨지지도 않고 지금까지 또렷하기만 하다.
나는 길을 가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어린아이를 볼 때 마다, 아버지가 그리워져서 눈물이 나곤 한다. 그리고 다시는 나처럼 아버지와 헤어지는 일은 그들에게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속으로 외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쟁이 없어야 한다. 전쟁은 사람들에게 이별과 슬픔을 가져다 준다. 가장 무섭고 소름끼치는 것이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세상 곳곳에서는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어른들도 물론이겠지만,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를 잃는 슬픔을 겪고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