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의 넷째로 태어나 약육강식의 논리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자랐다. 전형적인 소시민의 생활에서 약간은 일탈된, 양처럼 순종적인 유년기를 운명에 의해 체험했다. 약관의 나이에 서울예술대학에 입학, 명동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바흐의 장엄한 미사곡에 심취해 강의 빼먹기를 밥 먹듯 했으며, 쌍방향 차원의 소통을 구축하고자 늘 현실감 없는 공상과 망상을 일삼았다.
출판문화 창달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 내지는 밥벌이 수단으로 잡다한 글들을 쓰다가 어느 날, 배낭을 메고 훌쩍 프랑스로 떠났다. 이후 세계 일주를 꿈꾸면서 나름대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마리모이야기』『일지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