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문학평론가
호서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졸업.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안산문인협회 회장 역임. (사)한국스토리예술연합회 회장. 계간 한국가을문학 발행인
시집: 『그대의 초상』『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별에 핀 바람꽃』『수채화 같은 사랑』
『그래 그래서』『가시 박힌 붕어빵』『사랑을 훔치다』『그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못다 쓴 이별편지』
에세이: 『언어와 문학의 숲』
저서 : 詩문학 이론과 실제
수상 : 성호문학상. 경기도문학상. 세계스토리문학 대상. 경기도문학인문학 대상
안산문화예술 대상. 법무부 장관상 외
투명한 유리창
서걱거리는 밤하늘은 늘 번잡한 고속도로다.
그 길을 헤집고 다닐 때 도톰한 지갑 속은 신사임당이 그늘에서 쉬고 있었고
세상은 밝게 볕에서 웃고 있다.
별빛은 안경 너머 거울 앞을 서성거리며 한낮 뜨거웠던 열기를 멈추게 했다.
수년이라는 세월은 덧셈으로 둥둥 부푼 안개를 뿌렸고 잘게 썰어둔 낱말이
농익은 듯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멈출 수 없던 손놀림은 그럴싸한 문맥을 짚어가며 청아한 샛강물을 홀짝홀짝
들이마시고 컥컥막힌 숨통을 트이게 했다.
덜컹거리는 찻잔, 언제나 부족한 대로 입맛을 다시며 투명한 유리창 틈에 허우적거렸다.
텁텁해진 가슴뼈 한 조각을 꺼내어 서재 한쪽 책장에 숨겨두기로 했다.
문득, 아파트 울타리 넝쿨장미가 필 무렵 멀건 사내의 손마디가 덥석 잡아 줄 것만 같았는데
벌써 의자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흡족한 표정은 웃음도 찡그리며, 그래서 서쪽에서 기다리고 있을 별을 따러 떠나야 겠다.
2021. 투명한 인간
저자 박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