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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보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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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마네킹이 필요하다고요?>

황보정순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황보정순 소설가는 2003년 玉露문학(公友신인상) 소설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첫 장편 『피앙새』를 출간했으며,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바람의 벽』 『석산』 『장산숲』을 발표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3회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소설집으로 『낭도의 봄』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경남소설가협회, 고성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mail : hbjs4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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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석산> - 2018년 8월  더보기

그의 비보는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그로 인해 나로서는 아주 특별한 날을 접하게 되었으니까……. 미운 정이 많은 관계여서 일까……. 그의 죽음은 억장이 무너지게 하였고 숨을 쉴 수가 없게 만들었다. 며칠째 계속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더니 결국은 저세상을 향해 떠나고 말았다. 해마다 그는 명절이 되면 내 집에 찾아왔다. 그는 내 집에서 태어났고 내 집에서 성장하였다. 내 집에 오는 날이면 혹독한 세상살이를 접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길목이었지 싶다. 대문을 들어서면 자신이 왔다고 나에게 먼저 알렸다. 고향집에 다니러 왔다고 소리쳤다. 그러던 사람이 이제는 영영 만나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의 장례를 치루고 돌아오는 길은 무척 힘겨웠다. 간밤에 뜬눈으로 보낸 때문인지 머리가 무거운 건 당연했다. 문득 그와의 관계를 정리할 일이 생겼다. 휴대전화에 입력된 번호와 카톡방까지 지워 버렸다. 그는 끝내는 미워지지 않는 삶을 살도록 해주고 갔다. 목구멍을 차고 터져 나오는 울음조차도 멎게 해주었다. 이제는 그를 생각 할 명분이 없어졌다. 머릿속은 아무런 기억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가 가고 난 며칠 뒤였다. 비는 끊임없이 내렸다. 유리창 너머로 소리 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았다. 먹먹한 가슴을 끌어안고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모든 것은 다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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