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밖에 비가 내리자 교련 선생님은 예정되어 있던 총 검술 훈련을 취소하고 교실에서 몽골 초원의 목동들이 전장에 나갈 때는 어떤 무기를 들었는지, 그 갑옷은 얼마나 가벼웠는지, 조직은 어떻게 짰는지, 이에 대항하는 유럽의 병사들은 왜 맥없이 패배했는지를 실감나게 들려주었다.
필자는 책상 밑에 숨겨놓고 읽으려던 소설책을 덮고서 선생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교과서에서 암기할 부분에 빨간 펜으로 밑줄을 긋고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에 그렇게 재미나는 이야기가 숨어 있는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 이후로 필자가 교과서 외에 여러 역사 관련 책들을 찾아서 읽게 된 것은 그 비 오는 날 교련 수업 때 촉발된 호기심 덕분이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자 밑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