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시작되는 어느 날 문득
詩를 찾기로 했습니다.
시립 도서관에서
문화원의 詩강좌 교실에서
지역 문인협회의 월례모임에서
詩의 화살을 정말로 열심히 쏘기로 작정했습니다.
아내와 딸에게는 사랑을 담아서
동창들에게는 안부를 엮어서
문우들에게는 탐구를 실어서
돌아보면
어떻게 이 많은 화살들을 쏴 댔는지 세삼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이제 과녁을 맞히지 못한 구부러지고 휜
화살들을 고치고 또 모아서 부끄럽지만
여러분들 앞에 내어놓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겨우 한 짐 내려놓으려는데
詩는 점점 더 어렵게 다가와 늦은
나이에 방황하게 합니다.
제게 詩를 가르쳐주신 문화학교의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동두천 문인협회의 문우들에게
매서운 채찍질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