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선생은 요동 벌을 바라보며 참으로 울 만한 자리라고 말했다. 그 울음은 태아가 태중에 갇혀 있다가 세상에 나오면서 내는 목소리라고 했다. 그러므로 연암의 울음은 통쾌한 해방의 울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선인들의 글을 읽다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곤 하지만, 그보다는 갑갑해서 울고 싶은 때가 더 많았다. 우리가 선인들의 글을 읽는 것은 그분들의 깊은 사색과 고민, 그리고 그 속에서 들리는 울음소리게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선인들과 그 스승들은 우리를 갇힘에서 풀어주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동양의 2,000여년 전 성인들로부터 근세의 사상가들까지 수많은 울음꾼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 갇힘에서 풀려나 소리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에서 그들을 만나 함께 울기를 바란다. 그래서 갇혀 있는 그 무엇에서 풀려나 소리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