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손 내미는 사람. 현장으로 달려갈 때 조급하고 애타는 마음마저 한 걸음의 체력이 되길 바라는 사람.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단 한 사람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 그는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부산 의무소방대원을 거쳐 서울소방에 임용된 뒤 도심 119구조대원과 산악구조대원, 그리고 구급대원으로서 오직 현장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한 날엔 좌절감에 남몰래 혼자 울었고 꽉 막힌 도로에서 구급차가 꼼짝 못할 땐 조여드는 심장에 괴로워했다. 죽을힘으로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꺼져가던 생명이 되살아나는 감격스러운 순간도 겪었다. 가장 참혹한 현장 속에서도 기적 같은 희망을 찾아내야 했기에 삶의 아름다움을 절실하게 실감했다. 오직 타인의 손을 잡아주기 위한 일을 사명으로 삼는 소방관의 삶을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 때문에 상처받고, 매년 현장에서 목숨을 잃어가는 선배들을 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방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고, 한 편 한 편이 차곡차곡 모여 《어느 소방관의 기도》라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에는 그가 소방 현장의 최전선을 달리며 경험한 좌절과 희망, 가슴 벅찼던 순간들이 격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담겼다. 모두가 도망쳐 나올 때 그곳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가 펼쳐놓은 가슴 벅찬 이야기들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서 잊어버리곤 하는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