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장식했던 우리 꽃그림들, 모란병·연화병 앞에서 왕은 왕비를 맞이하고, 민가의 꼬마신랑은 신부에게 절을 했다. 신부 방의 꽃그림에는 꿩, 금계, 학, 비둘기, 앵무새, 그리고 나비와 벌이 날아들어 춘하추동 꽃동산을 이루었다. 국왕의 혼전에는 가장 커다란 모란병풍을 세웠고, 모든 꽃상여엔 아기자기 화려한 꽃그림과 꽃수를 장식했다. 베갯모의 꽃자수에는 사랑과 생명이 표현되었다. 우리 꽃그림에는 창조적 색과 형의 조합으로 기이하고 환상적인 형상을 만드는 역량과 유머스러움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우리 꽃그림을 펼칠 때마다 피어올랐던 기쁜 에너지는 꽃그림에 담진 오래고 오랜 꿈과 축복, 그리고 창의력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