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뉴욕에서 홀로 그림 공부를 하던 시절, 나는 맨해튼과 호보켄 사이 홀랜드 지하철 터널을 청소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 모스를 만났다. 그의 집에 들렀을 때, 책장 가득 꽂혀 있는 다양한 책들, 미술 교육은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그가 그린 800여점의 그림들, 틈나는 대로 작곡에 몰두한다는 그의 피아노를 볼 수 있었다. 늦은 밤 고된 일을 묵묵히 해내면서도, 일 외에 또 다른 자신만의 세계를 일구어 가는 청소부 모스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현실의 모스가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달빛이 새어 드는 널찍한 환기구를 발견했다면, 틀림없이 그곳에 나무를 심었을 거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