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1989년 『동양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가슴에서 날아간 UFO』 『타박타박』 『춘정, 火』 『눈물에 금이 갔다』 『그냥, 그래』가 있다. 사진전 <병신무란 하야祭> <씨앗페>에 참가했고, <시인이 만난 사람들> <홍제천>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슬픈 봄날이다. 피곤한 봄날이다. 까마득히 지워지는 봄날이다. 그 봄이 지날 무렵 숲에서는 기계톱 소리만 윙윙거렸다. 큰 나무 등걸이 쓰러지고, 한 생명이 처참하게 나둥그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집에 들어와 땀에 젖은 양말을 벗어던지고, 옅은 미열에 비실비실 침대로 걸어가는 쇠락의 나이. 기계톱 소리만으로도 쓰러질 것 같다. 수십 년을 변두리에서 지내다 어느덧 내 나이도 변두리 어디쯤에 와 있다. 그냥 아픈 날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