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공주를 거쳐 대전에서 성장했다.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수학하며 한국 현대 문학을 전공했고, 서울이라는 공간과 작가·작품의 관계 양상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 왔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4년 《창작과비평》 제1회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고, 문학평론집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 『납함 아래의 침묵』, 『행인의 독법』, 『감각과 언어의 크레바스』, 『문학사의 비평적 탐구』, 『한국비평에 다시 묻는다』가 있다. 연구서로는 『채만식과 조선적 근대문학의 구상』, 『한국 전후문학과 세대』, 『일제말기 한국문학의 담론과 텍스트』,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 『한국문학과 일본문학의 ‘전후’』, 『이광수 문학의 심층적 독해』가 있으며, 함께 펴낸 저서로는 『최인훈, 오디세우스의 항해』, 『탈북문학의 도전과 실험』 등이 있다.
200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내 고통은 바닷속 한방울의 공기도 되지 못했네』, 『숨은 벽』을 출간했다. 또한 2012년 《문학의오늘》에 단편소설 「짜장면이 맞다」를 발표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하여 소설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 장편소설 『연인 심청』, 『대전 스토리, 겨울』을 집필했다. 그 외에도 산문집 『명주』, 『통증의 언어』, 『경원선 따라 산문 여행』 등이 있다. 현재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과 계간 《맥》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최근의 나는 서로 잡아끄는 감각과 관념 사이에서 몸이 찢어지는 것 같은 괴리를 맛본다. 내 삶의 전 부면에 이러한 괴리가 고루 삼투되어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런 괴리야말로 인간 존재들의 보편적 속성일 것이다. 둥근 원처럼 모순 없는 완전함은 인간의 끝없는 갈망일 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 괴리를 향유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나의 몸과 마음을 몹시 낭비하게 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시를 쓰고 또 시에 관해서 쓰고 한 것은 나로 하여금 지금도 어둡고 춥게만 느껴지는 대학원 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중요한 거점이었다. 그때 나는 시도 시에 관해서도 모두 숨어서 썼다. 그때 나의 시와 시에 관한 비평에는 비명이 담겨 있다. 이 비평집의 마지막 글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점차 회복되어 갔다. 시를 쓰는 일, 시에 관해서 쓰는 일은 '비명적'인 행위가 아니라 언어로서의 문학을 사유하는 공간이 되었다. ... 최근에 나는 특히 문학 작품에서 근본적인 것에 대한 사유를 발견하는 일에 관심이 간다. 그러나 현상을 외면하고 근본에만 치우치는 것 또한 문학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