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만화를 그리고 오후에는 작업실에 출근해서 조소 작업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급하거나 무리하지 않게 꾸준히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학교 다닐 때 그림을 그리고 조소를 전공한 것을 큰 행운이라 여긴다.
생산적인 동시에 재밋거리를 그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어쩌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로 등단해서 '비밀이 사는 아파트'를 출간했지만 더 이상 동화를 쓰지는 않는다.
만화를 꾸준히 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화 같은 만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오후에 하는 조소 놀이로 작품이 쌓이면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나는 오랫동안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20대에 사고로 바퀴 의자를 타는 장애인이 되었고, 그 후로 명상을 시작했고, 술도 고기도 먹지 않는 비건이 되었다.
이런 삶의 방식은 아웃사이더가 되기에 충분했다.
계단을 오를 수 없고, 같이 식사도, 술자리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었다.
강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강 둑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 글에는 평범하지 않은 생각이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니 다르다고 내치기보다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인지하고 봐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