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연보를 읽다가 마지막 기록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1870년 6월 8일, 갯즈힐의 서재 샬레 하우스에서 종일 원고를 쓰고 난 후 저녁 식사 때 쓰러져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지상에서의 종말이 아닌가. 아직도 나한테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보다 더 재미있고 짜릿하고 충만한 일(더 괴롭고 아리고 쓸모없는 일)이 없다.
1998년 〈문학사상〉 소설 부문 신인상. 2001년 제6회 한겨레문학상.
장편소설 《물의 말》 《강빈》 《환절기》, 장편 동화 《친구가 필요해》 《사람 빌려주는 도서관》 들을 출간.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
나도 한때는 10대였답니다. 풋.
그때는 참, 세상만사. 어찌 그리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없었을까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존심에 멍이 들곤 했지요. 나 자신을 쓰레기처럼 툭, 던져 버리고 싶은 마음이 수시로 들더라고요.
그 시절.
내가 가장 많이 의지했던 이, 내가 부를 때면 아무리 깜깜한 밤에도 스스로 나타나서 나를 붙들어 주고 위로해 준 이가 누구였게요?
바로 '마흔 살쯤 넘은, 늙은 나' 였어요. 풋. 마흔이 엄청 멀고 먼 나이인 줄 알았지요. 그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