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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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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세계최고의 종이 , 한지>

박후근

경북 영양출생이며 대구고등학교, 영남대학교 행정학과와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에서 “전통한지 진흥정책 연구 : 정책도구 이론의 적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영양군 일월면·재무과를 시작으로, 경상북도 도민교육원, 1996년부터는 내무부 재난총괄과·행안부 자치제도과·감사관실·대변인실 등 주로 행정안전부에 근무했다. 국무조정실 분권재정과장,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행정지원과장·상훈담당관, 국민통합위원회 지역협력과장을 거쳐, 2023년부터 경상북도 인재개발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전통한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한지는 한지가 아니다』(공저)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전통한지정책의 현황과 문제분석:입법방안 도출을 위해,』(국회입법조사처 학술지 ‘입법과 정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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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세계최고의 종이 , 한지> - 2023년 6월  더보기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자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한복, 한식(장류, 숟가락 등), 한옥(온돌 등), 한지, 한글, 한국음악 등을 떠올리곤 했다. 전통한지 정책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약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말, 국가기록원 근무 시 동료 학예연구관의 “한지업체는 폐업이 속출하는 등 위기”, “한지를 납품하는 한지장이 편찮으시기라도 하면 일본 종이를 수입해야...”라는 말을 충격으로 받아 들였다. 이에 2014년 초, ‘기록용한지 연구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전주시 등 담당자에게 “한지육성 조례를 왜 만들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상위법에 근거가 없어 조례 제정이 불가하다”는 대답에 대해, “상위법에 하라는 근거도 없고 하지 말라는 근거도 없으면 조례 제정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되묻기도 했다. 필자의 전화가 조례 제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주시에서는 2016년, 의령군에는 2017년, 안동시에서는 2018년에 한지 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전주시·의령군·안동시는 ‘전통한지’와 ‘시·군한지’의 정의를 다르게 정립함으로써 수입 닥과 기계장치로 만든 경우에도 한지에 포함될 수 있는 빌미를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상북도 한지산업 진흥조례’ 등을 참고해서 해당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2009년 3월, 훈장 등 정부포상 용지의 보존성과 품격을 높이기 위해 ‘일반 양지’를 ‘전통한지’로 바꾸기로 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적용된 종이는 100% 국산 닥으로 만든 한지가 아닌, 수입 닥 펄프와 목재펄프를 혼합한 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2015년, 문화재 위원을 역임했으며 전통문화에 대한 혜안을 지닌 정종섭행정자치부장관은 상훈의 영예성을 제고하고 전통문화의 원형을 회복한다는 취지에서 ‘훈장용지 개선사업’을 착수했다. 2015년 6월, 김호석 수묵화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박재목 의정담당관, 황동준 서기관, 김기대 연구원과 필자까지 총 5명으로 팀을 구성하여 12월 말까지 활동을 하도록 했다. 이 사업 결과, 전국의 13개 수록한지 업체가 참여하여 최종적으로 5개 업체에서 만든 한지가 ‘정조 간찰’에 어느 정도 근접한 수준의 품질에 도달함으로써 전문기관으로부터 한지의 원형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함께 노력해준 박재목 의정담당관, 황동준서기관, 김기대연구원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는 이 사업 과정에서, 한지는 고려·조선시대에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을 만큼 우수했고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의 보존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한지업체는 폐업이 속출하는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한지품질표시제」, 「조선왕조실록복본화사업」 및 「서화용지 국가표준(KS)」 등 정부가 추진한 한지정책과 사업의 문제점을 들여다보았다. 필자의 한지정책 연구는 정종섭행정자치부장관, 김호석화백 및 선출판사 김윤태사장의 문화예술적인 공감과 우정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자리를 빌어 세 분께 감사드린다. 국가기록원에서의 ‘기록용한지 연구모임’ 활동이 김윤태 사장에게 전해졌고, 이어 40년간 전통한지를 연구해온 김호석 화백을 만나게 됐다.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은 ‘훈장증서 개선을 통한 전통한지 원형재현 사업’을 실시했고 필자는 행정요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김호석 화백은 “재료를 장악하지 못한 화가는 화가 지망생에 불과하다”는 지론을 실천하는 화가로서 평생을 한지 연구에 매진해 왔다. 한지의 우수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그의 작품으로는 성철·법정스님과 다산 정약용, 노무현대통령 및 인도 모디총리 인물화가 유명하다. 김화백은 임원경제지 등 옛 문헌을 참고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연구하여, 1990년경부터는 전국 전통한지업체 어느 곳에도 남아있지 않은 도침(표면처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적용하여 만든 한지에 그림을 그려왔다. 2015년에는 정장관의 권유로 그간 연구한 재능을 훈장증서용 전통한지 제작에 기부 했다. 2016년부터 필자는 김호석화백을 스승으로 모시고 전국 한지업체와 현장을 조사했다. 2017년 9월에는 애기닥나무를 확인하기 위해 전남신안 가거도(소흑산도)를 답사하기도 했다. 한지의 역사와 제조기술 등 전반에 관한 부분은 김화백이 담당했고, 필자는 정부 한지정책의 미흡한 점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데 노력을 집중했다. 2015년에 성공한 ‘훈장증서 개선을 통한 전통한지 원형재현 사업’은 전통한지의 원형 재현과 수요처 확보를 동시에 이룬 쾌거임에도 정부부문조차도 확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실망이 컸다. 다행스러운 것은 2020년 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행정안전부 상훈담당관을 맡음으로써 그동안 겨우 명맥만 유지했던 ‘훈장증서용 전통한지’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전통한지 사용규모를 대폭 확대시켰다는 점이다.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처음에는 세미나 발표에서 시작, 대학원 진학, 교양도서 발간, 학술지 논문게재, 박사학위 논문 작성 등의 과정을 거쳤다. 2017년 12월에는 김호석화백을 도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통한지 진흥을 위한 대토론회」(주최: 정종섭의원, 후원: 진선미·손혜원·김종회의원)를 개최, 한지정책을 발표했다. 2018년 2월에는 전라북도 전주시 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전통한지 부활을 위한 대토론회」(주최·주관: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한국전통문화전당)를 개최, 한지정책을 발표했다. 2018년 9월에는 학술적·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충남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2019년 11월에는 김호석수묵화가, 닥나무 연구자인 산림청 정재민박사, 한지산업지원센터 임현아연구개발실장과 공저로 「한국의 전통한지」 책자를 발간했다. 2022년 8월에는 국회입법조사처의 학술지인 ‘입법과 정책’에 <전통한지정책의 현황과 문제 분석: 입법방안 도출을 위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이 과정에서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 「연구방법론」 과목에서 배관표 교수를 뵙지 못했다면 학술지에 실을 수 있는 수준의 논문은 나올 수 없었다. ‘전통한지 정책연구 분야’는 선행연구가 거의 없어 학술논문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책이론을 알려주고 논문을 지도해 주신 배관표 교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울러 박사학위 논문의 완성도를 높여주신 임재빈교수, 강태원교수, 이민아박사, 이슬기박사께도 감사드린다. 아울러, 필자가 행정안전부 대변인실에 근무하던 무렵부터 함께 해 왔고, 한지정책을 연구하는 내내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기사를 써 줌으로써 자신감과 용기를 준 김경수·김능욱·김도형·김신일·김양진·라동철·박태해·변해정·안태호·윤창수·윤홍집기자께 감사드린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한지정책 연구의 추동력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공부하는 모습에서 우리 가족의 희망을 본다”며 적극 응원해 준 가족,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지다”며 힘을 보태 준 주변 분들의 응원에 감사드린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통한지 업체 수는 19곳이다. 전통한지 정책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한지를 만드는 일을 꿋꿋하게 지켜온 분들 덕분이다. 문화재청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홍춘수(청웅전통한지)·김삼식(문경전통한지)·신현세(신현세전통한지)·안치용(괴산신풍한지마을)한지장, 도 지정 무형문화재 장성우(장지방)·장응렬(원주한지)·이자성(청송한지)·이상옥(이상옥전통한지)·김일수(덕치전통한지)한지장, 이영걸(안동한지)회장, 윤순애(원주전통한지)·서정철(고궁한지)·최영재(천양피앤비(주))·오남용(대성한지)·이명기(대승한지마을)대표, 윤정애(전주전통한지)·최성일(성일한지)·김천종(천일한지)·김인수(용인한지)한지장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미력이나마 전통한지 육성에 힘을 보태 한지의 품질을 고려지·조선지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한지의 원형을 찾아, 명실공히 한지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여 최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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