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자인 리서치 및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며, 가르 레이놀즈의 『프리젠테이션 젠』(에이콘, 2008)을 비롯해 실생활과 밀접한 정보 디자인 관련 책을 여러 권 번역했다.
이 책의 지은이 프랭크 애버그네일은 2002년에 개봉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실제 인물이다.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대로 그는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준수한 외모와 비상한 두뇌를 앞세워 수표를 위조하고, 비행기 조종사로 행세하는 등 대담한 사기 행각을 펼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복역 후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FBI의 사기 방지 자문역으로 오랜 기간 일하며, 세계적인 보안 컨설턴트로 명성을 쌓았다는 점 또한 놀랍다.
2019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을 통해 지은이는 신원 도용에서 투자 사기, 디지털 보안에서 기부금 사기에 이르기는 다양한 맥락에서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사기의 상식'을 전수한다. 한동안 남을 속이는 입장에 있어봤기에 그는 사기가 작동하는 방식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끼를 던지는 사기꾼의 마음과 그 미끼에 걸려드는 피해자의 심리마저도 훤하게 들여다보는 듯하다.
또한 책에서는 사기가 이뤄진 여러 실제 사례를 통해 선의와 신뢰가 한 순간에 깨어지고, 장기적으로 금전적, 정신적 손실을 안겨주는 무서운 사기의 현실이 먼 일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바다 건너, 이름도 생소한 나라의 인터넷 카페에 앉아 스팸 메일을 보내고 랜섬웨어를 유포하는 해커도 위험하지만, 우리가 소속된 동호회와 친목 단체, 심지어 종교 단체의 구성원 중에도 친분을 내세워 접근한 후 뒤통수를 치려는 사기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은이는 강조한다.
책에서 소개한 조언과 사례 상당수가 미국 사회에 기반한 내용이어서 한국 사회에 직접적인 적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 약간 아쉬웠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글로벌 환경을 접하고,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기서 제공되는 미국 내 여러 사기 유형에 대한 소개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250만 명이 넘는 미국 내 한인 교포들에게도 이런 책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상황에 특화된 사기 방지 정보에 관심이 있다면 사기방지연구회에서 펴낸 『사기의 세계』(박영사, 2020), 한국일보 경찰팀에서 펴낸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3: 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북콤마, 2020) 그리고 법무법인법조 사기고소닷컴팀에서 펴낸 『사기꾼의 얼굴을 공개합니다』(밥북, 2019) 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