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출생.
동암고등학교 졸업
원광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동대문구청 언론팀장
동대문구청 홍보정책팀장.
<국제문예> 신인상 수상
<한빛문학상> 수상
<시와창작문학상> 수상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문학학술저작권협회 회원.
동대문문인협회 회원
시는 내 삶의 동반자, 존재의 이유
유년시절, 온 산이 분홍빛 꽃으로 물든 마을 어귀에서 벌어진 봄날의 추억을 오랜 세월 마음에 담아 두고 지내야 했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동경하던 세상을 향해 퍼덕이던 날개도 접어두고 그리운 사람들도 가슴에 묻어두어야 했다.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어느 봄날, 길상사 오솔길을 걸으며 백석(白石) 시인의 숨결을 공감하게 되었다. 전설처럼 전해오는 시인의 사연에 전율을 느끼며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그리움이 불현듯 잠자는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탓에 따사로운 봄볕에 겨우내 얼었던 골짜기의 얼음이 녹아내리듯 시심(詩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흐르는 물에 일렁이는 바람을 따라 나선 길에 함께하는 동반자가 있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홀로 밤길을 걷다가 외로움과 두려움에 올려다본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긴 장마처럼 늘어진 인생에서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생긴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일은 쉽지 않았다.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일상의 언어들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 부족한 졸작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은 그 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세상에 처음 날갯짓을 하는 어린 새처럼 조심스레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원고청탁을 받으면 바쁘다는 핑계로 사양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성화에 못 이겨 몇몇 문예지에 시를 써서 보내면 활자화 되어 세상에 드러난 글들을 보면서 아쉬움과 부끄러움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국제문단에서 선배 문인들의 추천으로 등단해 굴지의 동대문문학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에 가입하면서 문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시와 참작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느슨해진 시심을 다잡고 있다. 어쭙잖은 신문기자로 얼치기 언론인 행세를 한 지가 20여 년, 호구지책으로 공직에 몸담아 바쁜 업무에 매달려 일상을 살아온 지가 10여 년 세월이다.
그 사이 학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에 적을 두고 학부에서 못다한 공부의 마디를 채웠다. 모두 고마운 분들의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시는 내 삶의 한쪽 날개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어쩌면 내 존재의 최후의 보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행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면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야 했다.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오십이 지나 생애 첫 시집을 내면서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꾸준히 시를 쓰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본다. 건조한 언어를 모아 생기를 불어 넣는 작업에 동참하려고 늦깎이로 시작한 일이 열매 맺고 있다는 느낌이다. 첫발을 내딛는 만큼 부족하지만,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이 넓은 아량으로 대해 주시기를 바랄뿐이다.
이 시집을 낼 수 있게 도와주시고 배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아낌없는 조언과 지도편달을 해 주신 이은집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21년 10월 슬기샘(慧泉) 김 광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