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 <영화로 보는 세상> - 2022년 4월 더보기 이 영화 어때요?
고대의 사람들은 신화를 만들어냈다. 신화는 인간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다. 신화 속 인물들은 인간보다 월등하다. 그들은 초인적 힘을 가지고 있고 무한한 지혜도 있으며, 무엇보다 영원히 죽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의 희망을 신화에 투사했다.
영화는 오늘날의 신화다. 감독은 신적 존재로 자신의 캐릭터를 스크린 속에 재현한다. 스크린에서 감독은 전능한 창조자로 존재한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과 자본의 축적으로 감독들은 신기원의 영화들을 만들어 낸다. 제임스 카메룬의 [아바타]를 효시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를 만들더니, 최근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을 스크린에 재현했다. 무엇보다 마블의 영화들은 그 절정을 이룬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엔드 게임] 등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마블은 최근 [이터널스]를 통해 새로운 자신들의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마블은 과거의 신화들을 첨단 기술로 재현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고대 북유럽 신화의 인물들을 스크린에 재현했다. 천둥의 신 토르, 오딘, 로키, 헤임달, 그리고 최후의 전쟁 라그나르크 등 북유럽 신화를 그대로 차용했다. 그리고 이터널스는 고대 바벨론 신화인 [에누마 엘리시]와 [길가메시 이야기]의 인물들을 그대로 데려왔고, 이어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아테나, 이카루스 등을 새롭게 재현했다.
이터널스는 고대의 신화들을 스크린에 재현함으로 인류의 역사를 자기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외계 행성에서 온 신적 인물들로 약 7천 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도착하여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킨다. 그들은 고대 바벨론의 신전을 만든 자들이며 중세의 제국들을 세운 존재들이다. 이렇게 마블은 자신들의 캐릭터로 역사를 다룬다. 소위 마블의 메타 내러티브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날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는 우리에게 착시 현상을 주기 때문에 그 이면에 있는 감독의 의도와 메시지를 잘 읽어야 한다. 일례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 대부분 긴 파마머리를 하고 잘 생긴 서양인을 떠올린다. 사실 상 예수는 1세기 중동 지역에 살았던 전형적 아시아 계열의 노동자일 텐데 말이다. 그 이유는 예수를 주인공으로 만든 대부분의 영화에서 잘 생긴 서양 남자 배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러한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분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영화들을 제작해 왔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감독의 가치관이 영화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안 감독의 2004년 작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를 아름답게 그린 영화로 유명하다. 반면 올리버 스톤 감독은 [플래툰], [7월 4일생] 등의 전쟁 영화들을 통해 전쟁의 실태를 고발한다.
영화는 역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꿈, 환경 등 거의 대부분의 주제들을 다룬다. 따라서 우리는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관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그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영화를 볼 때 생각하고 분석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영화를 통해 오히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랫동안 영화를 보고 글을 써왔다. 한 편의 영화를 인문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방식으로 다루려 애썼다. 좋은 점은 강조하고 해로운 것은 걸러내려고 했다. 이 작은 책이 안내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참고 자료가 되길 바라고, 청소년들에게는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유일한 해석이 아니라 하나의 해석임을 밝힌다. 아울러 이 글을 읽으면서 독자 각자가 자기만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길 소망한다.
부족한 글을 책으로 엮어 주고 세상에 선 보여준 한국NCD교회개발원 김한수 대표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편집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이겨낸 편집자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못난 남편, 못난 아빠를 묵묵히 응원해 주고 힘이 되어 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 은경과 딸 하울에게 감사를 보낸다.
사랑해. - 시작하는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