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몸도 마음도 부족함이 많은 ‘모지리’랍니다. 사랑이신 주님은 병약한 저에게 따뜻한 가정을 선물로 주셨고, 한 병원에서 20년 넘게 영양사로 일할 수 있었지요. 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새벽미사를 참여하고 하루를 시작하니, 믿음‧희망‧사랑으로 마음이 따뜻해졌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일이 꽃이 되고 기쁨이 되더군요. 여러분 모두의 삶의 정원에도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시어요.
“영양사님 머리 위에 하얀 눈이 내리네요. 흰 눈은 만나처럼 일용할 양식이고 저희에게는 은총을 상징하지요.”
당뇨 식이요법을 위해서 방문 교육하는 제게 입원 환자 어르신이 하신 말씀입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이 깊은 병환임에도 따뜻한 덕담으로 제게 위로와 용기를 실어주셨지요. 그 당시 저는 철없고 어린 나이였지만 한마디의 말씀은 성령께서 보내주신 사랑이었다고 깨달았으니, 저도 그 어르신을 본받고 싶었어요.
그 희망으로 지난 몇 년간 가르멜 회보에 실었던 소소한 글들을 책으로 엮으면서 나 자신과 그리고 이웃과도 화해하는 기쁨을 얻었지요. 무엇보다 주님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생명수도 덤으로 주셨네요. 이 생명수로 인해 앞으로 살아갈 나날은 활기차고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하느님 자랑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202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