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사람과 세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들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디자인을 배우고 업으로 삼았다. 민들레 홀씨처럼 방방곡곡 부유하며 살았다. 산사에 들어가고, 사막을 거닐며, 물 건너 이국에서 살기도 했다. 문득 홀씨의 꿈은 깊고 굵은 뿌리를 내리고 제 삶을 아름답게 꾸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기윤재를 지었고, 그 안에 산다. 문장의 쉼표 사이에 숨어 있는 질문을 길어 올려 글로 엮기 시작했다. 머리는 시원하고 가슴은 따뜻해지는 글을 쓰길 소망한다. 매일 창가에서 차를 마신다. 여전히 창밖을 보길 좋아하지만, 창에 비친 나를 들여다보는 일에도 소홀치 않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