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2009년에 한국수필에서 신인상을 타며 등단했으니, 책을 엮어도 진작에 엮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미뤄두었지만, 그동안 동인지에 실었던 원고와 틈틈이 청탁받아 써두었던 원고가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바로 출간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맘먹고 올해 1월에 시작을 했는데 11월이 돼서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학원수업과 분기별로 제출해야 하는 소설 창작 등으로 템포가 느려지긴 했지만 이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될 줄은 몰랐습니다.
서랍에 가만히 놔두면 글도 늙는다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톡톡히 실감하면서 15년 넘게 묵혀두었던 원고를 꺼내어 수필 한 편, 한 편을 다시 다듬고 보듬어 주었습니다.
손 편지 써서 보내는 심정이니 책 제목을 11월의 편지라고 정했습니다.
그동안 고마운 인연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수필의 길을 열어준 권남희 선생님. 책을 엮어준 소후 출판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미래 수필 문우님들…. 분당지역에서 함께 문학을 공부하며 저를 응원해 주었던 모든 분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늘 박수를 아끼지 않았던 내 오랜 벗 삼토회 멤버들과 글의 길이 엇나가지 않도록 잘 잡아준 정숙향 선생님께도 진심 어린 감사를 보냅니다.
작가로 당당히 걸어갈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믿어주고 도와준 가족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큰 하트를 그려 보내봅니다.
202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