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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보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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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분단 그 너머에 대한 연극적 상상력>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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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희곡의 새로운 가능성 최인훈은 <광장>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60년 4·19라는 자유의 빛 속에 탄생한 <광장>은 남북 분단의 문제를 좌우 균형적 시각으로 그림으로써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그는 소설가로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전후 최대의 작가’라는 칭호까지 얻게 된다. 그리고 돌연 희곡을 발표하여 또 한 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최인훈의 희곡은 이번 범우사판 희곡집에 실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외에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둥둥 낙랑둥>,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한스와 그레텔>, <첫째야 자장자장 둘째야 자장자장> 등 총 일곱 작품이다(연도순). 그런데 실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를 발표하기 전 작가는 <온달>(《현대문학》 1969.7)과 <열반의 배 : 온달2>(《현대문학》 1969.11)를 쓴 바 있다. 여기서 <열반의 배 : 온달2>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독립된 것이라기보다는 <온달>의 사건적 배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극단 자유극장을 이끌던 연출가 김정옥이 《현대문학》에 실린 작품을 읽고 작가에게 연극화를 의뢰했고, 최인훈은 이 과정에서 <온달>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로 개작하게 된다. <온달>은 작품 첫머리에 나오는 온달의 꿈이 서사체로 쓰여 이에 대한 변경이 필요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온달의 꿈 부분을 제외하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온달>과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무대 지시문의 시행 배열’이라는 독특한 형식이 창안되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온달 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뿐 아니라 최인훈 희곡 대부분이 한국의 설화를 소재로 삼고 있는데,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아기장수 설화, <둥둥 낙랑둥>이 호동 설화를 소재로 한 것이 그 예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비옥한 대지’를 토대로 그 위에 이야기·로맨스·갈등이라는 기술적인 씨를 뿌림으로써 그것이 자라기를 기다렸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국적인 심성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설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가 하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설화를 소재로 한 것은 이야기 전달에 드는 노력을 절감하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낳는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프롤로그 격인 온달의 꿈을 제외하면 평강공주와 온달의 만남, 온달의 죽음, 평강공주의 죽음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비약적인 사건 진행을 보인다. 그러면서 각 부분에서 인물의 독백이 전경화前景化되어 ‘만남의 신비스러움’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여기서 특히 평강공주는 온달과의 만남을 이성적으로 이해해 보고자 하다가 결국 실패하는데, 이를 통해 이성적으로 파악 불가능한 인연과 업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 최인훈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이다. 시간이 흘러도 그가 한국 소설사의 뚜렷한 한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와 함께 최인훈이 탁월한 극작가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그의 희곡은 현대 희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희곡과 연극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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