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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신경숙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정읍 (염소자리)

직업:소설가

가족:1999년 <문학동네> 편집위원이자 시인, 문학평론가인 남진우와 결혼하였다.

취미/특기:독서

기타: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데뷔작
1985년 문예중앙 소설 <겨울우화>

최근작
2024년 4월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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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한파가 몰아닥친 겨울의 며칠을 “나의 오래된 연인”을 읽었다. 신앙에 대한 글로서가 아니라 잊고 있었던 문학작품들을 다시 꺼내 읽는 느낌이기도 했다. 읽다가 문득 이 글들을 나의 어머니에게 한편씩 읽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매주 금요일 점심 시간이면 나의 셋째 올케는 나의 어머니 집으로 가서 귀가 어두운 어머니께 성경을 읽어드리곤 하는데 그 흉내를 내고 싶었는지도. 나의 어머니는 나의 목소리보다 쥬리아나 수녀님의 그림들을 바라보고 바라보고 또 바라보실 것만 같다. 이 글들을 읽다보면 각자의 어깨에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에 한 말씀만 하소서, 탄식하려던 마음이 누그러지는 경험도 할 것이다. 겨울을 지나 봄, 여름, 가을의 시간들을 따르다보면 어느새 거기 소복히 쌓여있을 당신의 평화를 미리 축복한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1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7,990 보러 가기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가 꿈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일렁일렁거렸다. 무슨 글을 이렇게 잘 써…싶었다. 시골에서 책방을 하는 사람이 쓴 책에 관한 글이라고만 짐작하고 읽어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어마, 하며 웃음을 짓게 만드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게 해주기까지. 대부분 사람들이 그랬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만 해두는 일들을 이 책방 주인과 책과 책방을 둘러싸고 가만히 모여든 사람들은 내밀하게 행동하고 있었는데 그걸 읽어내는 재미가 말할 수 없이 쏠쏠했다. 오래 가보고 싶었던 곳에 드디어 여행을 하고 난 느낌이랄까. 책이 있는 시골 책방의 사계절을 실컷 구경하고 나니 나도 그 책방에 모여드는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책방이 있어? 싶은 곳에 다소곳이 열려 있는 공간에서 서로 느슨한 친구가 되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일구어놓은 온기는 살아오느라 자신도 모르게 잃어버린 꿈과 마음을 복구해가는 과정들로 보였다. 이 아름다운 소통을 끌어낸 이 작고 단단한 책방 주인의 꿈인 신간 읽는 할머니의 꿈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본다.
3.
이 두툼한 책을 읽어내는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주인공 아미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겪는 성장통과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이 인생의 도전장처럼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사이 어느덧 읽는 이의 유년이 겹쳐져 삼중의 책 읽기에 빠지게 된다. 육체는 성년이 되었어도 아직도 자라지 못하고 울고 있는 마음속의 아이를 만나는 일은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비틀렸는지, 어떤 비밀 때문에 아직도 이렇게 아픈지를 정면으로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울고 있는 마음속의 아이를 깊이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그 순간이 한 인간이 진정으로 성장하는 때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푹 빠져서 읽은 장대한 스케일의 성장소설이다.
4.
당신은 드러내지 않고 소외된 사람들을 껴안는 분으로서도 표본이었고, 어디에도 휘둘리는 법 없이 굳건한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셨으며, 팔순 가까이 새 작품을 써내시는 것으로 후배들에게 본이 되어주셨습니다. 부디 당신이 가신 곳에서도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하시기를. 이 세상에 계실 때 그립고 보고 싶어했던 사람들도 어서 만나시길. 그곳에서도 이곳에서처럼 사랑하고 사랑받으시길. 매해 새봄이 와서 당신이 살던 아치울의 노란 집 마당에 새싹이 돋고 나무에 움이 트고 꽃들이 만발할 때면 당신도 다시 봄바람으로 오셔서 남은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길.
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드러내지 않고 소외된 사람들을 껴안는 분으로서도 표본이었고, 어디에도 휘둘리는 법 없이 굳건한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셨으며, 팔순 가까이 새 작품을 써내시는 것으로 후배들에게 본이 되어주셨습니다. 부디 당신이 가신 곳에서도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하시기를. 이 세상에 계실 때 그립고 보고 싶어했던 사람들도 어서 만나시길. 그곳에서도 이곳에서처럼 사랑하고 사랑받으시길. 매해 새봄이 와서 당신이 살던 아치울의 노란 집 마당에 새싹이 돋고 나무에 움이 트고 꽃들이 만발할 때면 당신도 다시 봄바람으로 오셔서 남은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길.
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디어 라이프』 안엔 앨리스 먼로가 은퇴를 앞두고 쓴 마지막 작품들이 모여 있다. 현실의 우리가 알고 있는데도 말하지 않았던 것, 욕망했지만 실천하지 않은 것, 도망치느라 견디지 않았던 것들이 광채를 이루고 있다. 『디어 라이프』의 화자들은 우리 대신 말하고 실천하고 견딘다.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삶의 심연을 봐버린 사람들의 비밀과 불안과 충동과 결핍이 신비롭게 조화를 이루며 폭죽처럼 쏟아진다. 상실되고 훼손된 것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지금 살고 있는 매 순간이 기념이 되도록 하는 지혜와 경이를 품고 있기조차 하다. 세밀하고 복합적이고 절제된 언어를 쓰는데도 먼로의 작품들 앞에 바싹 다가앉고 싶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인생의 한순간들이 정확히 포착되며 통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통찰에 누군가는 찔리고 누군가는 고백하고 누군가는 균형을 잃고 누군가는 변화할 것이다. 이게 어떻게 단편이란 말인가? 앨리스 먼로는 질문을 들었다는 듯이 답해놓았다. ‘내가 쓰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라고.
7.
오래전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었다가 그 자리에서 다 읽은 기억이 난다. 스승과 제자의 작별 방법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들이 작별하는 동안 우리는 죽음과의 만남을 배운다. 이런 아름다운 관계를 발생시키는 건 아마도 인간뿐일 것이다. 책을 다 읽었을 때 언젠가 나도 일주일의 하루, 수요일, 목요일, 혹은 금요일에 누군가를 만나서 이런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다.
8.
『피터팬』을 쓴 J. M. 배리가 그녀에게 영감을 주어 이 소설을 쓰게 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수영장에 가고 싶어질 것이고,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수도 있겠다. 나는 그녀를 에이전트로 만났기에 그녀가 쓴 소설을 읽게 될 줄은 짐작을 못했으나,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사람과 일에 대한 그녀만의 독특한 열정이 이해가 되었고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을 빨리 읽고 싶어졌다.
9.
  • 고발 
  • 반디 (지은이) | 다산책방 | 2017년 2월
  • 13,800원 → 12,420원 (10%할인), 마일리지 690
  • 8.9 (118) | 세일즈포인트 : 2,30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고발'들을 읽는 일뿐이다. 그것만이 목숨을 걸고 이 글들을 써서 세상에 내보낸 작가를 구원할 것이다.
10.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고발’들을 읽는 일뿐이다. 그것만이 목숨을 걸고 이 글들을 써서 세상에 내보낸 작가를 구원할 것이다.
11.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별에 관한 책이다. 타인과의 작별이 아니라 가족과의 작별, 그중에서도 부모와의 헤어짐을 두고 그 작별인사로 읽어도 되는 책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성찰에 대한 책이야 많이 있지만 그 관계를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별하는 사이”로 시점을 두고 쓰여진 이 책은 보편적인 우리의 자화상들을 거울을 들여다보듯 바라보게 한다. 그동안 줄곧 사회문제에 대한 격렬한 비판의식이 담긴 글을 써온 룽잉타이의 이 책 『눈으로 하는 작별』은 냉철한 비평가의 눈으로가 아니라 두 아들을 가진 엄마의 입장, 또한 엄마이기 이전에 딸의 입장에서 이미 세상을 뜬 아버지 그리고 이제 다시 작별해야 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쓰여진 그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이 담긴 인생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1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무심히 따라 읽다 한순간 머릿속이 암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이미 배반했거나 앞으로 배반하게 될 존재가 별 원망도 없이 같은 하늘 같은 밤에 “사는 건 그런 거지”라고 중얼거리며 불을 끄는 장면을 목도할 때 마음이 서늘해질 수밖에. - 손보미, 「임시교사」
13.
무심히 따라 읽다 한순간 머릿속이 암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이미 배반했거나 앞으로 배반하게 될 존재가 별 원망도 없이 같은 하늘 같은 밤에 “사는 건 그런 거지”라고 중얼거리며 불을 끄는 장면을 목도할 때 마음이 서늘해질 수밖에. - 손보미, 「임시교사」
14.
여기 한 사회학자의 독특한 글쓰기가 있다.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이라는 제목이 달린, 그가 보낸 프로방스에서의 25일이 마치 25년처럼 예술과 인문학적 단상들로 풍요롭게 채워진 글. 책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이 글을 먼저 읽는 충만함을 어찌 말로 전할까. 이 글을 읽고 누가 루르마랭과 아를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나도 이 책을 들고 당장 프로방스로 가서 그와 똑같은 코스로 산책을 나서고 싶었다. 이 글을 읽는 은밀함의 또 한 통로는 한 사회학자가 자신만의 글쓰기로 인간다움과 예술의 자리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기도 했다. 그 개인의 생각과 일상들, 그가 읽은 것들과 마주친 것들, 그가 사랑하는 것과 꿈꾸는 것들이 프로방스의 미스트랄과 절묘하게 조우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나의 프로방스’를 선사한다. 아, 이런 글쓰기가 가능하구나! 그에겐 존재하는 날들의 자유로운 글쓰기였겠고, 우리는 덕분에 프로방스에 대한 아름다운 책을 갖게 되었다.
15.
말문이 막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다 크지도 않은 아이들을 어찌 그렇게 허망하고 참혹하게 잃어버릴 수 있나……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구나 싶은 자책. 오로지 고속 성장만 목표였던 이런 사회의 구성원인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스럽다. 그날 이후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상상력이 어딘가로 처박힌 채 회복될 기척이 없다. 그날이 없었으면 그들은 오늘 아침에도 눈 비비고 일어나 학교에 갔겠지. 친구들과 웃음을 터뜨리고 싸우고 공부하고 질투하고 울고 화합하고 꿈꾸며 내달렸겠지. 그들이 신바람 내며 일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주었어야 우리의 미래도 보일 텐데. 더듬더듬 손을 뻗어 길을 찾고 싶으나 심해처럼 캄캄하고 어둡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은 폐허의 이 자리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우리. 잊지 말고 기억하고 지켜보자, 이것이 시작이다.
16.
작가가 당도하려는 곳이 어디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구체성을 확보하며 현실의 위태로운 일상과 이미 관계가 부서져버린 삶 쪽으로 어렵게 방향을 틀고 있는 기미를 포착할 수 있다. 매듭짓기 위한 낙관이 아니라 불안의 징후들을 포개놓은 것으로 이물질로 가득 차 있는 이 삶의 깊이를 다시 응시하게 한다.
17.
힘센 시간이 수많은 소설들을 소멸시키며 흘러갔으나, 선생의 소설들은 가슴에 아로새긴 청춘의 어느 하루처럼 나날이 더 빛나고 있다. 내가 나에게 했던 옛 맹세를 잊으려 할 적마다, 내 자폐의 골방을 잊으려 할 적마다……
18.
공감의 변호사들을 만나는 일은 갑자기 내리는 첫눈을 볼 때처럼 마음을 환하게 합니다. 그들은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소외노동자 들을 비롯한 힘없는 사람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공감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 책이 사람들과 많이 친해져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약자들의 인권이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함께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 속에 우리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들어 있을 테니까요. 무엇보다도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장을 위해 오늘도 누군가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로서는 매우 든든합니다. 그들의 지극한 실천으로 인해 각 분야에서 인권의 경계가 확장되고 있는 걸 느끼는 것… 그것이 제게는 진정한 희망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19.
『디어 라이프』 안엔 앨리스 먼로가 은퇴를 앞두고 쓴 마지막 작품들이 모여 있다. 현실의 우리가 알고 있는데도 말하지 않았던 것, 욕망했지만 실천하지 않은 것, 도망치느라 견디지 않았던 것들이 광채를 이루고 있다. 『디어 라이프』의 화자들은 우리 대신 말하고 실천하고 견딘다.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삶의 심연을 봐버린 사람들의 비밀과 불안과 충동과 결핍이 신비롭게 조화를 이루며 폭죽처럼 쏟아진다. 상실되고 훼손된 것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지금 살고 있는 매 순간이 기념이 되도록 하는 지혜와 경이를 품고 있기조차 하다. 세밀하고 복합적이고 절제된 언어를 쓰는데도 먼로의 작품들 앞에 바싹 다가앉고 싶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인생의 한순간들이 정확히 포착되며 통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통찰에 누군가는 찔리고 누군가는 고백하고 누군가는 균형을 잃고 누군가는 변화할 것이다. 이게 어떻게 단편이란 말인가? 앨리스 먼로는 질문을 들었다는 듯이 답해놓았다. ‘내가 쓰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라고.
20.
  • 삶은, 그림 - 화가 김원숙의 그림이 된 삶의 이야기 
  • 김원숙 (지은이) | 아트북스 | 2013년 9월
  • 16,000원 → 15,200원 (5%할인), 마일리지 480
  • 10.0 (1) | 세일즈포인트 : 101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그의 그림과 글 속에는 우리가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린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와 당신이 신화가 되는 순간들이 또한 가득하다. 이 책 속의 글은 그림을 껴안고 그림은 글을 껴안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들과 쓴 글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한다. 그림과 글의 깊은 결합이 뿜어내는 온기가 ‘김원숙’이라는 아름다움을 완성하고 있다.
21.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작가인 쓰시마 유코와 일 년 동안 공개 서신을 주고받을 기회가 내게 있었다. 한국에 쓰시마 유코라는 이름으로 나온 책이 겨우 한 권 있었을 때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그의 단편들을 한국의 독자들보다 먼저 읽을 기회도 세 번 주어졌는데 그때마다 그의 단정한 문체, 생을 꿰뚫어보는 통찰력, 개인과 사회가 겪는 고통과 불행의 이면들을 적극 껴안는 포용력에 등이 곧추세워지곤 했다.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그의 작가생활 사십여 년 동안 자신이 쓴 수많은 단편들 중에서 스스로 뽑은 정수들이다. 우선 그의 단편을 더 읽고 싶었던 내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어서 반갑고, 그가 펼쳐놓은 세계를 통해 인간이란 얼마나 신기한 존재인지에 대한 수긍과 반문들을 이제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22.
할레드 호세이니는 어느덧 우리 독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그가 이루어낸 강하고 울림 있는 서사로 인하여 나를 비롯한 세계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을 머나먼 나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야기에 강한 작가답게 이 작품을 이루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조국으로 둔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 흘러넘치는 인간 군상들의 사랑과 배반의 사연들은 읽는 이를 꼼짝없이 붙들어 매놓는다. 소설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게 만드는 실감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특징이다. 작품 속의 배경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그리스 프랑스 미국으로 나아가고 넓어졌고 서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 오누이 압둘라와 파리의 사랑을 기록하는 그의 필치는 더없이 깊은 인간의 심연 속으로 메아리친다. 그토록 핍박한 그들의 삶 속에서 이토록 가슴 아픈 사랑을 건져낸 그에게 존경을 표한다.
2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째 좀 알겠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친밀감과 믿음 쪽으로. 내게 심재명은 그런 사람이다. 그이가 산문집을 낸다고 해서 나는 당연히 영화에 관련된 글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 이야기다.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일인자일 그이가 제작한 영화 이야기는 끼어들듯 조금 섞여 있을 뿐. 나는 루게릭병을 앓다가 작아지고 작아져 30킬로그램의 가볍디가벼운 체중으로 저세상으로 옮겨가신 그이의 엄마 이야기를 빠져들듯 읽다가 여러 번 눈을 감았다. 내 엄마의 말, 내 엄마의 상처, 내 엄마가 누린 소소한 행복, 내 엄마의 체온, 내 엄마의 손길이 거기 있었기에. 이 글을 쓴 그이와 내가 다른 게 있다면 그이의 엄마는 여기에 부재하고 내 엄마는 아직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알고 있다. ‘언젠가’라는 단서가 붙어 있을 뿐 그이의 슬픔과 상실감이 곧 내게 당도하리라는 것을. 새삼 이 사실을 일깨워준 글들을 처음으로 돌아가 한 번 더 읽는다.
2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1일 출고 
책으로 출판되기 전의 원고를 읽은 오후 내내 열에 시달리며 앓았다. 순간순간 기도가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일은 어떤 일인가? 모두가 포기한 생명을 스스로 부지했던 이 아이의 힘은 무엇인가? 이 아이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의 선의에 가득 찬 이 사랑은 또 무엇인가? 를 생각했다. 생명에 대한 연모와 존경심으로 모두를 연결시키는 이 사랑스럽고 힘센 아이의 이름은 해나.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뚜렷한 답은 없었다. 입가에는 겨우 숨을 이어주는 튜브를, 작고 여린 온몸에는 주삿바늘을 주렁주렁 꽂고도 보는 이의 심장을 저릿하게 하는 미소를 잃지 않는 해나, 우리들의 해나니까~ 라고밖에는. 해나! 고맙다. 네가 너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게 되었다. 이것이 희망이겠지. 나도 네가 곧 여기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왜냐면 너는 해나니까.
25.
『에브리맨』 『휴먼 스테인』의 작가 필립 로스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를 통해 지금의 미국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부나비처럼 의미없이 주어지는 대로 삶을 탕진하다가 노조 행사에서 링컨을 연기하며 인생이 달라진 ‘아이라 린’. 이후에 펼쳐지는 광대하면서도 내밀한 비극에 숨이 멎는 듯하다.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개인들의 내밀한 꿈들을, 그들이 힘겹게 이루어낸 사랑을, 무자비하게 파멸시키고 배신하는지 눈앞에 벌어지는 일처럼 펼쳐진다. 이 소설은 소설로서만 인간을 다시 파악하게 하고 경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사회사로서도 치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작가라면 누구나 이런 작품을 쓰고 싶어할 것이다. 나 또한 다시 한 번 필립 로스에게 매혹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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