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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
유성호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64년, 대한민국 경기도 여주
직업:
문학평론가 대학교수
최근작
2024년 9월 <
교유서가 10주년 기념 작품집 세트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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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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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 일고
- 제4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임은희
(지은이) |
&(앤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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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상상의 극지에서 씨앗 하나를 탄생시키려는 이들이 있다. 그 과정에는 수많은 이들의 안목과 자각, 사랑과 연대가 필요하다. 세상을 다면적으로 담아내는 고퀄리티의 만화경처럼, 갈등하면서도 서로 이어져 가는 이들의 탐색담이 단순한 생태 이야기를 훌쩍 뛰어넘어 서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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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그늘을 품다
ㅣ
현대시학 시인선 147
유대준
(지은이) |
현대시학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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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준의 새로운 시집 <기억의 그늘을 품다>는 ‘시간’이라는 창을 통해 아름다운 인생론적 축도를 그려낸 미학적 성과로서 돌올하게 다가온다. 서정시의 보편적 정서인 그리움을 주조로 하여 많은 이들을 정서적으로 위안하는 서정의 도록을 펼친 셈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고전적인 서정의 원형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면서 시인 스스로의 고백과 증언에 집중하게 된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자신만의 나직한 목소리를 통해 사물의 다양한 형상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시간의 질서를 노래한 언어적 집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의 시는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간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예술이라 할 것이다. 한 영혼의 온전한 기억을 기록해온 양식으로서의 서정시가 독자적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유대준의 시는 합리성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구축되는 선험적 질서가 아니라 이성이 그어놓은 표지標識들을 재구성하면서 상상해낸 상징적 질서에 의해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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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듯이 쉬듯이
우인혜
(지은이)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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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빛과 그늘에 대한 균형적인 미학적 헌사. 시인 자신의 삶에 역동적 상상의 파동을 개입시키면서 나아간 그 예술적 균형과 확장성에 크나큰 경의를 드리고자 한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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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우리에 불을 지르고
- 제4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전강산
(지은이) |
&(앤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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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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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즈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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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바닷가 외진 양돈 축사에서 이루어지는 다큐 촬영은 그 자체로 친화와 갈등, 일과 사랑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내장한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그곳에서 주인공이 함께 일하고 사랑하고 갈등해 온 이들은 마치 흥행영화와 다큐의 거리만큼 서로에게서 멀지만, 이 소설은 그 엄연한 간극을 좁혀 가면서 서로에게 다가 가는 청춘들의 욕망과 허무를, 압해의 풍경과 적산가옥의 아슬한 공존처럼, 가장 입체적인 시선과 문장으로 보여 주고 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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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집을 짓다
ㅣ
문학공간시선 484
김금만
(지은이) |
한강
| 2024년 10월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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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김금만 시인의 시조는 단단한 정격과 유려한 언어 그리고 속 깊은 서정에 감싸인 따뜻하고도 심미적인 세계를 남김없이 보여 주었다. 그는 엄정한 정형 안에서 내면적 상황과 반응을 토로하거나, 뭇 사물의 외관과 실질을 관찰하고 묘사하거나, 시조 양식에 대한 섬세한 자의식을 보여 주거나, 자연 사물 속에서 삶의 이법을 발견하는 서정을 우리에게 아름답게 선사한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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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이름으로
- 살고 싶은, 살아가는, 살아갈 사람들의 이야기
박인애
(지은이) |
작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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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이분들은 바닷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몽돌의 노래를 받아적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자유와 사랑을 노래하며, 덕 있는 사람이 되어갈 날들을 헤아리기도 한다. 돌멩이 하나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신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어제 일처럼 펼쳐지는 고향 새장골을 추억하고, 모종이 자라면 친구 집에 들고 갈 설레는 마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 안에는 사라져간 순간을 향한 기억과 애도와 그리움이 있고, 흔치 않은 감동을 만들어가는 위안과 치유와 긍정의 마음이 출렁이고 있다. 결국 이분들은 타자에 대한 사랑과 인류 보편의 언어까지 더해가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궁극적 존재 전환을 함께 꿈꾸고 있는 것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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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本 김남조 시전집
김남조
(지은이) |
새미
| 2024년 10월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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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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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金南祚) 선생은 영원성과 그리움의 원리를 통합하면서 인간 존재를 근원적으로 사유한 시인이다. 선생은 사물이나 마음의 잔상을 통해 삶의 구체성과 형이상성을 결속한 시간 예술의 독자적 위상을 보여주었다. 선생의 시는 사랑과 구원의 테마를 통한 삶의 궁극적 긍정 과정을 선명하게 새겨갔는데, 단아하고 경건한 목소리로써 그러한 고전적 영역을 이루어낸 것이다. 첫 시집 『목숨』(1953)에서 생명에 대한 본원적 애착을 보여준 선생은 따뜻한 인간 긍정과 생명 외경의 감각으로 스스로를 개진해갔다. 인간에 대한 성찰, 고통의 견딤과 치유, 사랑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갔다. 선생이 특별히 사랑한 ‘막달라 마리아’는 죄와 통회의 성녀이자 예수의 전령(全靈)을 포용한 여인이었다. 소외와 차별을 받았던 한 여인을 불러들여 선생은 가장 성스럽고 아름다운 이름을 부여한 것이다. 이후 선생의 시는 사랑을 중심적 주제로 취하면서 더욱 확장된 서정시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된다. 모든 목숨 있는 것들에게 주어진 신의 은총을 발견하고, 생명의 신비에 대한 환희를 신성한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 확산해갔다. 후기의 대표작 『심장이 아프다』(2013)와 『충만한 사랑』(2018)은, 노경의 선생이 느꼈을 특유의 실존적 통증과 사랑이 잔잔하고 충일하게 출렁이고 있는 최량의 미학적 결실이었다. 이는 신성에 대한 믿음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꾸준히 연결해온 선생의 시학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 결과이기도 했다. 심장에서 번져나오는 이러한 사랑의 마음은 끝없이 우리의 영혼과 사랑으로 하여금 눈뜨게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충만한 사랑의 시학으로 남은 선생의 오랜 시적 여정에 크나큰 경의를 드린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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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수고했어
박종휘
(지은이) |
도화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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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천천히 읽어온 것처럼, 박종휘 단편 10편은 삶을 징후적으로 알게 해주는 살아 있는 언어적 보고이다. 이번 소설집은 그러한 도정의 첨예한 증좌가 되어주면서 작가로 하여금 우리 시대의 대표 주자로 나아가게끔 해줄 것이다. 이처럼 그의 소설은 인간 존재의 축도로서의 서사를 탁월한 개성과 예술성으로 담아낸 내밀하고도 광활한 세계라 할 것이다. 그렇게 주변적 존재자들을 향한 섬세하고도 진중한 작가의 시선과 필력이 앞으로 우리 소설사에 더욱 좋은 문장과 사유로 한없이 이어져가기를 소망해본다. 우리는 폐허를 넘어서는 사랑의 역설 속에서 박종휘 작가의 그러한 소설적 개화와 진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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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세계최강입니다
- 제4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ㅣ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박상기
(지은이) |
&(앤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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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적인 개인 성장 서사를 넘어, 등장인물들 모두가 사랑과 소외와 고독과 발견의 과정에 대한 공감을 한껏 누리고 견디면서 그들만의 다성악(多聲樂)에 근접해 가는, 보기 드문 예술적 카타르시스의 청소년소설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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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느낀다
남정국
(지은이) |
엠엔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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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채 사라져갔지만, 우물 속 불꽃처럼 남아 쉼 없이 반짝였을 그의 오래된 그리움을 읽는다. 온몸으로 무너지면서도 활활 타며 날아간 붉은 새 한 마리의 치열하고도 치명적이었을 사랑의 시간을 아프게 만난다.
11.
미리보기
고함쳐서 당신으로 태어나리
ㅣ
시작시인선 503
임성구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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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출고
지역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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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의 시조는 “따뜻이 안아 주지 못해/ 미안해지는 황혼 녘”에 건네는 연가戀歌이자 “아직도 끊을 수 없는 함성의 푸른 넋”으로 가득한 송가頌歌이다. 등단 이후 30년 세월을 지나오면서 어느덧 “세상의 중심”을 구축해 가고 있는 그의 시편들은 “장편소설을 함축한 저 갸륵한 시의 지문 속”에서 생성하여 “세상에 거름 되라는 백비白碑 같은 비단 말씀”을 지나 어느새 “광활한 영감靈感”의 세계로 번져 가고 있다. 비록 “바람결 무한정으로 뒹구는 문장들은 꿈속”에서 발원하지만, 그 언어들은 “아득한 경전 펼치는 일”이 되어 주고 궁극적으로는 “수억만 킬로미터에 닿은/ 천왕성의 내 사랑”으로 안착해 간다. 일견 경쾌하고 일견 진중한 그의 언어적 매무새는 그렇게 “살과 뼈, 온몸이 타 버려도// 온전하게 빛나기를” 바라는 명명名命처럼 “슬픔이 천둥 같아 두려움에 떠는 날이면/ 더 세게 고함쳐서 당신으로” 태어나고 있다. 이번 시조집에는 그러한 임성구 특유의 사랑과 슬픔, 함성과 영감, 빛과 그늘이 “풀뿌리 같은 노동자/ 굳은살로 뜨는 별”을 훔쳐 오고 “간절한 마음 바치는 저 심연의 연못”을 데려온다. 그것을 모두 가능케 해 준 “당신의 간절한 기도”를 통해 시인이 사랑했을 이은상도 이선관도 박권숙도 박서영도 등장하고 있다.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이다. “문득, 가고 없는 한 시인이 생각나” 노래를 시작하는 순결한 영혼의 시인이여! 앞으로도 “대금산조 이끌고 가는 우리 사랑”으로 영원하기를! “비 젖은 강물을 하염없이, 넋 놓고 바라보며”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슬픔의 힘으로 “내 영혼의 종착지는 울음이 없다는 듯” 노래해 가기를! 먼 훗날에도 “징검돌 놓듯 시詩를 놓아 징 소리를 내고” 있을 ‘시인 임성구’의 존재론적 고처高處가 이로써 눈물겹고 눈부시게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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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맴돌다
조의순
(지은이) |
한국산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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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순의 수필은 증언과 고백이라는 수필 고유의 미덕이 진정성으로 내장되어 있는 인생론적 화첩이다. (…) 소소한 일상에서 커다란 역사까지, 친숙한 구심에서 낯선 원심까지, 궁극적으로 삶에서 죽음까지, 근원적 사유를 수행해가는 폭 넓은 사유와 기억이 이 책에는 참으로 가득하다. 모처럼 인생과 철학이 행복하게 결합한 글들을 읽는다.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는 말처럼, 선비들 대쪽 향기를 흠모해온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과 생각이 독자들에게 한없는 친화력으로 퍼져가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본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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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앞에서
ㅣ
시작시인선 501
박종국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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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 시인은 모든 존재자들이 개별적으로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 결합하거나 분리하면서 이루어 가는 상호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그 결합과 분리 과정을 비교적 완미하게 구축하고 있는 물성의 실재가 바로 자연일 터인데, 시인은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의 원형을 발견하고 기록해 간다. 박종국의 시는 그러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따라가면서 감각적으로는 만날 수 없는 부재의 중심을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박종국의 시는 언어 자체가 사라진 심연에서 그 기원과 궁극이 펼쳐지고 있다. 『무한 앞에서』는 그러한 기획이 높은 철학적 통찰을 수반하면서 펼쳐진 일대 사유의 도록圖錄인 셈이다. 하이데거적 문맥에서 보면 궁극적 존재란 본질적이며 근원적인 것, 비밀에 가득찬 형이상학적 힘이자 은폐된 신성일 것이다. 반면 낱낱 존재자는 언어에 의해 현상된 개체적 실존들을 말한다. 존재가 숨어 버린 지층에서 존재자들을 일일이 호명함으로써 존재를 복원하는 일이 시인의 직무라고 할 때, 박종국의 시는 경험 속의 존재자를 일일이 불러 줌으로써 지층 아득히 묻힌 존재를 재탐사하는 안간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완미한 세계를 딛고 이제 그의 시는 더욱 심원한 차원을 열어 갈 것이다. 이번 시집이 이미 그 개진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 않은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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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육필 시 노트 : 기념
- 6·25 외 13 작품수록
ㅣ
박목월 육필 시 노트
박목월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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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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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별하고, 기쁜 일이 생기고, 학교가 설립되고, 나라가 새롭게 시작할 때 그것을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노래가 있어야 한다. 목월은 그러한 것이 필요한 곳에서 상황을 가장 표현하는 시를 창작하였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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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육필 시 노트 : 제주(경주 외)
- 노래·三首 외 작품 수록
ㅣ
박목월 육필 시 노트
박목월
(지은이) |
PICKAPEN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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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시련과 아픔의 연속으로서 목월의 상실의 정서적 원천이 된다. ‘경주’는 목월 시인이 낯선 타관에서 살면서 언제나 원초적 회귀 의식을 가지고 산 존재론적 기원(origin)이다. 어쩌면 타관의 역상(逆像)으로 존재하는 또 다른 낯선 공간이기도 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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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의 긴 다리들에게
김추인
(지은이) |
서정시학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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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인의 시는, 개개 시편마다 따라붙는 풍요로운 인간 학명들처럼, 새롭게 탄생하고 부가되는 인간 해석의 경험과 혜안을 충일하게 펼쳐간다. 우주적 스케일과 내면적 디테일이 수없이 교차하면서 그의 시는 독자적 음색을 정점에서 구가하고 있다. 시인은 저 거대한 자연과 미소한 인간이 공존하고 결속하면서 세계를 이루어간다고 믿는다. 비록 인간이 “만나고 떠나며 떨림을 주고받는 분주한 존재들” 일지라도 그 뿌리는 “신이 편애한 생명체로서 우주 특구를 누리는 족속”임을 잊지 않는다. 그 위대한 프로젝트에는 “하늘도 바다도 신기루도 사라지는/무無”도 깃들이고 “반쯤 늙어서야 보이는/허무 빛깔의 그리운 것들”도 들어오는데, 이때 사물들은 자연 물성 그대로 현현하지 않고 한결같이 세계의 보편성 속에서 상징적 상관물로 몸을 바꾸어간다. “얼음송곳 찔리는 맨발 위에 기도를 얹고 서 계신 이들의 성스러운 숲”이나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 있을 또 다른 우주”가 말하자면 그 보편성의 주인공들이다. 이제 우리는 “홀로 글썽글썽 눈이 부신” 시인이 “다중우주를 넘보는” 순간에 감동적으로 동참하면서, 그가 제안하는 “한 판 빛의 퍼포먼스”를 통해 “오늘은 오늘의 태양에 기대기로” 마음 먹는다. 우리 시단에서 매우 보기 드문 철학적이고 심미적인 통찰을 수반하면서 김추인의 시는 그렇게 우주 바깥으로까지 하염없이 번져가고 있다. 아름다운 빛을 지상으로 쏘는 언어의 파동이 귀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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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그늘이 내가 될 때
한이나
(지은이) |
서정시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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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나의 시에는 시인 스스로의 내면에 일렁이는 빛과 상처, 그로 인한 한없는 슬픔과 그리움, 삶에 대한 속 깊은 해석과 전망까지 다양한 심미적 문양文樣이 폭넓게 깃들여 있다. 물론 그러한 삶의 흐름이나 굴곡이 직접 토로되는 법은 없다. 시인은 언제나 선명하게 살아있는 비유적 심상들을 통해, 간접화된 미학적 상징들 통해, 그러한 삶의 비의秘義에 가닿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지금은 다가갈 수 없지만 생명이 다할 때까지 먼 거리에서나마 간직하고 가야 할 존재론적 원형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실어 자신만의 서정시를 써간다. 이러한 기억들은 ‘푸른꽃’처럼 신비롭고 아름답게 가다듬어져 있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재봉틀’처럼 삶의 가장 구체적인 고통의 서사를 품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시인에게 기억이란 삶의 고통을 추스르고 견뎌온 안간힘에 의해 완성되는 그 무엇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삶의 고통과 빛에 대한 성숙한 균형의 태도를 통해 순결한 존재론적 원형을 사유해가는 한이나 시편이 우리 서정시의 소중한 한 범례範例가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이나 시인은 그것이 자신의 경험이든 아니면 어떤 깨달음에서 유추한 것이든, 강렬한 애착을 가지고 사물들의 경계의 지표들을 적극적으로 횡단해가면서 통합적 시선을 마련해간다. 그만큼 시인의 시선과 관심은 자신이 힘겹게 통과해온 시간과 그로부터 알게 된 실존적 가치들을 은유적으로 결합하면서 그 경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원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한이나 시학의 든든하고도 은은한 미학적 긴장과 균형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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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삐에로
ㅣ
서정시학 시인선 215
박종명
(지은이) |
서정시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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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명 시인은 가장 근원적인 질서이자 힘으로서의 모성적 상상력 안에서 오랜 시간을 관통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의 기운을 발견하고 표현해간다. 이 모든 생명은 사실 시인 자신이 써가는 ‘시詩’의 은유적 등가물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박종명 시편을 통해 인간이 인위적으로 그어 놓은 ‘순간/영원’, ‘삶/죽음’ 등의 대립적 표지標識들이 지워졌을 때의 자유로움을 경험한다. 그 자유로운 신생의 순간을 생명의 속성이자 원리로 그려가는 사례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의 불모성과 교감 단절 양상에 대한 유력한 미학적 항체를 안아들이게 된다. 박종명의 시는 이러한 생명 현상에 대한 지극한 긍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사례로 한없이 우뚝할 것이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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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방울의 찬란
ㅣ
황금알 시인선 287
문현미
(지은이) |
황금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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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미文賢美의 열 번째 시집 『몇 방울의 찬란』은 “더 낮게, 더 오래/ 무릎을 꿇습니다.”(「시인의 말」)라는 표현에 그 경개景槪와 고갱이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 가령 시인은 더욱 낮은 목소리로, 더 자세를 낮추면서, 하염없이 저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더 오래고 오랜 시간을 축적한 사물이나 현상을 지극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거기에 무릎을 꿇은 채 묵상하고 기도하는 모습까지 얹혀 ‘시인 문현미’의 시적 아우라는 겸손하고 원숙한 언어적 매무새를 견고하게 거느리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문현미 시인은 서정시가 본질적으로 견지하는 사랑과 화해, 그리움과 따뜻함을 주조主潮로 하여 많은 이들을 위안하고 치유해 왔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이루어 왔던 이러한 예술적 성취를 더욱 투명하고 충실하게 이어 가면서, 그 안에 각별한 순간과 장면을 정성스럽게 구성해 낸 서정의 도록圖錄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선다. 그렇게 상상적으로 구현한 충만한 현재형을 통해 시인은 서정의 원형을 우리에게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고, 우리는 사물과 기억에 겸허하게 귀 기울이는 시인의 서정을 풍요롭게 만나게 된다. 시집을 읽는 내내 우리는 그의 시가 간결한 서정의 한 전형적 범례範例로 우리 곁에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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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서 겨울나기
ㅣ
시작시인선 497
전은주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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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주의 시적 경험은 옹색한 한반도를 넘어 그가 나고 자란 고향 북간도를 품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만난 순수 원형을 향해 끝없이 회귀하려는 열망을 가지고 시를 써 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겨울바람 타고,/ 의상義湘처럼/ 혼자” 그곳을 떠나 ‘빈집’으로의 여행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고향집 문어귀에 앉아/ 아버지를 기다리던/ 저문 골목길”을 떠나 “어느 마을에 가도/ 혼자 잠들지 못하는/ 빈집”으로 옮겨 온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저 빈 배 같은” 아버지의 뒷마당처럼 늙어 버린 고향이 선연하게 남아 있다. 이러한 이향離鄕의 삶은 “북간도 벌판 너머/ 손톱으로 가슴 할퀴던/ 그 그리움”을 자산으로 하는 회향懷鄕의 과정을 지나, 어떤 정신적 고처高處를 지향하는 ‘또 다른 고향’으로의 성숙한 귀향歸鄕 단계를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어찌 그 애틋하고 아름다운 시편들 속에 고향 마을 샛강처럼 고요하게 흐르는 그리움마저 사라졌겠는가? 그 그리움의 힘이야말로, 눈부신 햇살 속에서 실루엣을 드러내는 모과나무처럼, ‘시인 전은주’의 항구적인 존재론적 기원이자 궁극이 되어 줄 것이 아니겠는가? 첫 시집에 담긴 쓸쓸한 아름다움과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서정적 기품에 한없는 응원을 보낸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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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하게
ㅣ
작가기획시선
김양희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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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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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는 “장광설 다 생략하고/작가 마음 그대로” 시조를 써온 우리 시대의 명인이다. 한편으로 “잘 여문 상상 한 다발”을 섬세하게 매만지면서 “폭풍의 힘을 딛고 가야 할 낯선 곳으로” 훌쩍 건너가는가 하면, 한편으로 “느리고 가장 긴 노래”를 통해 “햇살이 밀어 올려 다시 내는 구불길”을 펼쳐가기도 한다. 또한 김양희 시조에는 “갓 핀 벼꽃이며 이삭에게 건네던 말”이 빼곡하게 들어 있고, 미학적 양식을 향한 그녀만의 “새까만 고집”이 일관되게 박혀 있다. 특별히 “숨결은 여전히/한라산”을 오르내리면서 쓴 이번 시조집에서 김양희는 그야말로 시인으로서 힘찬 존재론적 도약을 감행하고 있다. “차올라도 이지러져도 보여주지 않는 면”을 환하게 보이면서 “대자연을 켜는 빛”을 충일하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물질은 바다보다 깊은 숨”이라고 했나. 그녀의 시조에는 정말 “새 숨이 솟구쳐 올라 고비를 벗은 비경”이 넘쳐나고 있다. 일찍이 말라르메는 시인을 일러 ‘부족방언의 예술사’라고 규정하였다. 이 유명한 정의는 시인이란 모어(母語)를 최대한 세련화하여 구성원들에게 인지적, 정서적 감염을 선사하는 존재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때 ‘부족방언’이란 중앙 집권적 공식 언어가 아니라 지역에서 현재형으로 쓰이고 있는 살아있는 말을 뜻한다. 김양희 시조에는 부족방언으로서의 제주어가 지금-여기를 역설적으로 밝혀주면서 ‘시인 김양희’의 발생론과 궁극적 존재론을 함께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그녀의 시조는, 언어가 가지는 비표준화의 창조력과 함께, 제주어의 현재형을 앞으로도 선명하게 알려줄 것이다. 그 점에서 그녀의 시조는 사라져가는 존재자들을 옹호하는 귀한 마음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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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남은 줄 알겠지
ㅣ
서정시학 시인선 209
이인평
(지은이) |
서정시학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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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안心眼의 서정이 불러온 아름다운 인생론적 순간들”
이인평의 시에는 순연한 감각의 아우라가 섬광처럼 나타날 때가 많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순간을 통해 서정시의 빛나는 암시적 속성을 한껏 느끼게 된다. 이인평 시인이 포착한 ‘꽃’과 ‘새’의 외관과 속성은 바로 이러한 아우라의 탈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도 그것들을 삶의 창조적 환영幻影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그 환영을 통해 궁극적인 이인평 시학의 기둥을 환하게 만나게 되는 것이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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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상처를 입는다
ㅣ
시작시인선 491
김계수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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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수의 시는 자신의 고유한 농경적 체험과 지나간 날들에 대한 기억 사이에서 착상되고 발화된다. 그것은 대지에 씨를 뿌리고 거두어들이는 필경筆耕의 삶에 대한 잔잔한 기록이요, 유년 시절을 비롯한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각별한 헌사이다. 특별히 이번 시집은 외롭고 높고 쓸쓸한 삶에 산뜻한 언어적 파동을 부여하면서 흔치 않은 미학적 결실로 천천히 몸을 옮겨 간다. 오랜 견딤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개진해 가는 긍정과 치유의 원리를 지극한 정성으로 보여 준다. 시인은 “나이테 틈틈이 밀어 올렸던 푸른 혈액을/ 기억하며”(「사람이 운다는 것은」) 고통을 넘어서는 자기 초월의 방법을 오래도록 탐색해 왔다. 그리고 그의 시는 시간의 깊이를 실감 있게 응시하는 데서 발원하여 사물의 존재 방식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형상화로 천천히 나아갔다. 이번 시집은 “비밀이 없다거나/ 뒤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부러운 일”(「자화상」)이지만 그러한 비밀을 숱하게 만들어 준 “상처는 나의 든든한 배후”(「나는 매일 상처를 입는다」)라고 선언하는 빛나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렇게 시인은 오랜 시간 입어 온 상처야말로 존재자들의 필연적 존재 방식이라고 노래한다. 현실 너머를 향한 오랜 동경과 마음 깊이 새겨 온 기억을 결속하는 순도 높은 서정성을 품으면서 “그리움을 밀치던 오래고 먼 그대”(「견딤의 무게」)를 향해 “누구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 압사당하지 않은 말들”(「단풍」)을 선사해 간다. 아마도 그 세계는 “하늘을 향한 그리움이 닿은/ 마침내 푸른 직선의 침묵 같은 것”(「억새꽃」)에까지 도달할 것이다. 이처럼 김계수의 이번 시집은 독자적 질감의 경험 속에서 삶의 보편적 이치를 발견하고 깨달아 가는 과정을 노래한 상처투성이의 화첩畫帖이자, 그 안에 시인 자신의 고유한 감각이 삶을 향한 한없는 매혹으로 몸을 바꾸는 눈부신 순간을 담아낸 고백록이기도 하다. 그 매혹적 시선에 포착되고 표현된 삶의 심층이 밝고 투명하게 현상하는 과정이 참으로 애잔하고 아름답게 다가오고 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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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림의 꽃들은 누굴 위해 피었나
ㅣ
시작시인선 489
한경용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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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종縱으로는 중세로부터 근대 한복판까지 제주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횡橫으로는 제주라는 공간의 장소성을 두루 탐사하는 대모험을 수행하고 있다. 이 장엄한 탐라시력의 첫머리에는 “버림받은 꽃들이 숨죽인 섬”에 들어와 “산새들의 중심부가 왕조의 중심부를 대체”하게끔 한 조상들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고려 말 청주 한씨 11세 한천 할아버지가 중산간 가시리에 정착한 가족사 이후, 시인은 제주인들이 겪어 온 숱한 수난과 항쟁의 역사를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시인이 양계경 선생의 『제주 민요고』에서 인용한 제주 전래 민요를 아름답게 만나고, 제주어와 제주 설화의 풍요로움을 한껏 경험하게 된다. “조드는 제주어를 사랑할 것”을 천명한 ‘시인 한경용’의 존재론은 이처럼 일관되게 “이 섬의 토속신앙과 정신으로/ 미래에 만날 당신”을 제주 관점에서 바라보게끔 하고, “백록의 고유한 색채가 있는 곳”을 향한 “탐라순력의 진정한 서문序文”을 쓰게끔 한다. “제주 목사가 신당과 사찰을 불태워도/ 도민의 정신까지 불태울 순” 없었던 시간으로부터 장두,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잠녀들의 생애에 이르기까지 근세사 인물지誌로서의 속성까지 풍부하게 담아내게끔 해 준다. 그렇게 시인은 제주 여성들의 수난사, 제주에서 일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항일운동, 가장 큰 비극인 4·3, 최대 해상 조난 사고인 남영호 사건 등을 시 안쪽으로 가져옴으로써 우리 역사의 심층을 깊고 넓게 투시하고 있다. 제주에서 발원한, 그리고 다시 제주를 향한 서사적 세계가 가없는 서정적 발화를 통해 융융하게 다가오는 일대 문학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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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목걸이
최화경
(지은이) |
한국산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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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경의 수필에는 그의 삶을 환하게 은유해주는 것들이 빼곡하게 녹아 있다. 그의 기억을 채워주던 인물, 사건, 상황을 상호텍스트적으로 호명하면서, 가족들이나 문우들도 그때그때의 맥락으로 소환하여 제 목소리를 부여해간다. 그는 사랑의 마음으로 삶의 난경難境을 품고 넘어서는 역동적 초월의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주는데, 이러한 최화경 수필의 격조는 모든 인간적 행불행의 경계를 지우면서 자신의 언어와 사유를 한 차원 높게 완성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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