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저자파일

인문 굿즈
히틀러의 법률가들 - 법은 어떻게 독재를 옹호하는가
헤린더 파우어-스투더 (지은이), 박경선 (옮긴이) | 진실의힘 | 2024년 10월
23,000원 → 20,700원 (10%할인), 마일리지 1,150원
8.0 (1) | 세일즈포인트 : 2,600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30일 출고

민주주의는 장점이 많다. 다만 결함 하나가 장점 모두를 한 방에 날린다. 민주주의 이념과 제도는 그것의 부정과 파괴에 나서는 이들에게도 충분한 기회와 살뜰한 여지를 제공한다. 권력 욕구에 몸부림치며 선동을 일삼는 정치가나 ‘전사’들만 그 기회와 여지를 활용한 것이 아니었다. 매끈히 가르마를 타고 맵시 있게 양복을 걸친 엘리트 법률가들도 입과 손을 그냥 두지 않았다. 『히틀러의 법률가들』은 민주주의 규범의 전복과 제도의 파괴에 팔을 걷고 나선 나치 법률가들의 화려한 이력서다. 나치의 국민국가 파괴는 과격하게 보이기보다는 ‘합법’적인 외양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법률가들이 손 들고 나설 기회이자 발 벗고 뛰어든 이유였다. 이 책은 나치 독일의 ‘법비’들이 민주주의 국가 제도와 규범을 겨냥해 벌인 칼춤 난장을 입체적으로 펼친다. 저자 헤린더 파우어-스투더는 나치즘과 홀로코스트를 다룬 최신 연구를 흡수해 나치 법률가들의 법 규범 전복을 정밀히 다루었고 동시에 그 과정에서 창안된 기괴한 법사상과 이론도 낱낱이 밝혔다. 나아가 이 책은 나치 법률가들의 능동적 실천에 주목했기에 홀로코스트 가해자 연구로도 돋보인다. 민주주의 규범을 거부한 나치의 법률가들은 총통에게 모든 법과 규범의 원천을 부여하면서 최소한의 형식적인 법 절차가 무시되는 일을 가볍게 수용했다. 헤린더 파우어-스투더는 그것이 그들의 반민주주의 사유와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봤다. 나치는 개인과 권리를 지운 민족공동체를 내세워 국민국가를 파괴했다. 나치즘은 그저 국민국가의 중앙권력을 강화한 폭력 체제가 아니라 아예 근대국가의 법적 구조와 질서 자체를 붕괴시켜 민족이란 이름의 가상 집단공동체에 구겨 넣고 다시 그것을 총통 개인에게로 통합시켰다. 저자는 나치가 법 규범과 윤리 규범의 차이를 없애면서 외적 자유의 영역뿐 아니라 내적 자유의 영역인 개인의 신념과 태도에까지 침범했음을 부각했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역사가 증명했다. 비록 『히틀러의 법률가들』에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들이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나치 법률가들의 이론과 실천의 결과인 부러진 뼛조각과 뿌려진 핏물이 책의 구석구석에서 꿈틀댄다. 저자는 나치 범죄의 법적 실천에 대한 방대한 분석을 통해 법실증주의와 라드브루흐의 공식 모두를 비판한다. 법과 도덕을 단순히 분리하거나 아니면 자연법 원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길로 들어서지 않고 법체계의 구성 목적과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것이 관건이라는 이 책의 주장은 성찰적이고 새로운 인식 지평을 연다. 책의 각주를 살피면 이만한 연구가 나오기까지 역사와 이론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얼마나 깊고 넓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나치즘Nationalsozialismus, National Socialism을 ‘국가사회주의’라고 옮긴 것은 심각한 오해였다. 역자는 그것을 ‘민족사회주의’로 정확히 옮겼다. 나치즘, 즉 ‘민족사회주의’는 근대 국민국가의 법질서를 파괴하고 국가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집단 범주인 민족Nation 개념에 근거했다. 역사적 상황도 복잡하고 법 이론도 까다롭지만, 다행히 좋은 번역으로 나치 폭력사로의 새로운 진입로가 수월히 열렸다.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좀 안다고 자부한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겸손을 배우되 새로운 사유의 우물을 찾은 반가움을 만끽할 것이다. 국가폭력이나 인권 유린의 역사와 현실, 법이론과 사상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에게 이 책은 고전이 될 것이다. 20세기 전반 독일처럼 21세기 전반 한국에도 인권의 깊이와 민주주의의 무게를 채 재어보지도 못한 채 법전만을 급히 외운 법률가들이 적지 않다. 부디 그들처럼 되지 않아야 할 법학 전공자들에게도 이 책이 필독서가 되기를 빈다.

국내도서

외국도서

영미도서

대학교재/전문서

기타 언어권

어린이

일본도서

eBook

알라딘굿즈

온라인중고

중고매장

서울

경기

광역시 등

커피

음반

블루레이

블루레이

DVD

(주)알라딘커뮤니케이션

고객센터 1544-2514 (발신자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