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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국내저자 > 번역

이름:김종철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7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함양

사망:2020년

기타: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최근작
2022년 4월 <발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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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갈레아노의 스타일은 비인간적인 체제나 기득권 세력의 탐욕과 폭력적 지배를 소리 높여 규탄하는 게 아니었다. 그의 문학은 비참한 역사와 현실을 묘사할 때도 늘 풍부한 민중적 감수성에 뿌리를 둔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되고, 그 이야기들은 예리한 아포리즘, 해학과 위트, 시적 환상과 뒤섞여 있다. 그 때문에 픽션도 아니고 논픽션도 아닌 그의 작품에서 독자들은 완전히 현실을 새롭게 발견하는 신선한 충격을 경험한다. 김종철,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뒤늦은 추도사」, 《경향신문》, 2015년 5월 6일자.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7일 출고 
오늘날 우리는 시장과 국가라는 시스템의 노예로 살면서 자연 및 세계를 파괴하는 구조적 악행에 동참하고 있다. 이 비인간적이며 노예적 삶을 벗어나는 데 불가결한 것은 당연히 자립의 이상과 실천이다. 물론 100% 자립이란 있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자립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늘의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소수의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이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자립인간의 길을 강인하게 추구해온 변현단의 생생한 체험담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그러나 쉽게 볼 수 없는 매우 소중한 인간적 증언을 제공하고 있다.
3.
인간이 보다 번영된 삶을 누리고자 만들어온 산업기술문명이 결국 집단자살체제로 판명된 오늘날, 우리들 대부분은 온갖 자잘한 일에 정신을 분산시키면서 내면의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려고 할 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너무나 엄청난 파국을 예감하면서도 깊은 무력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이웃들과 세상 만물로부터 분리된 존재로 여기며 오랫동안 살아온 데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인 활로는 ‘인간중심주의’라는 자폐적인 세계관에서 우리가 해방되는 데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오랜 정신적 습관 때문에 우리가 만물의 상호의존성이라는 진리를 온몸으로 깨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혼자서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이 길을 갈 때, 우리에게는 강력한 에너지가 소생하고, 그 결과 위기상황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음을, 저자들의 오랜 실천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흥미로운 예시들을 통해 무척 자상하게,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4.
산과 강과 바다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이 책은 ‘로런스’야말로 백낙청 자신의 평생의 화두였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즉, ‘근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동시에 극복할 것인가’라는 그의 일생에 걸친 사상적 탐구과정에서 로런스는, 말하자면, ‘베이스 캠프’였던 것이다. 이 책은 로런스에 관한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연구서이면서, 동시에 저자 자신의 문학·정치·사회사상을 집약하고 있는 저술이기도 하다. 로런스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사람은 물론,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지식사회의 가장 지성적인 양심을 대변해온 한 사상적 거인의 진면목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인내심을 갖고 꼼꼼히 읽는다면, 이 책에서 실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7일 출고 
지금 세계는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매우 풀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그 점에서 민주주의는 어느 때보다 사활적인 명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민주정치를 강화하지 않는 한, 새로운 파시즘이 세계를 휩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우리들 대부분은 단지 선거가 민주주의의 전부라고 믿고 있을 뿐, 민주정치의 기본 정신과 원리가 정신이 무엇인지 명확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다. 민주주의란 어디까지나 인민의 자기 통치라는 확고한 원칙에 입각하여, 현단계 한국 민주주의의 실태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이 책은 그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7.
이 책은 합리주의적인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사건과 경험을 담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아기들 가운데 그 어버이들에게 ‘특별하지’ 않은 아이가 없고, 또한 그러한 아이들의 존재 자체는 예외 없이 경이롭고 신비로운 사건임이 분명하다고 할 때, 아담의 이야기는 이 지상의 모든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지의 세계에서 지혜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 회상록을 통해서, 우리는 진실한 인간기록만이 베풀어줄 수 있는 깊은 고양감을 느낀다. 인공지능이니 생명공학이니 하는 첨단 기술이 이른바 ‘인간의 개조’와 ‘질병 없는 세상’을 운위하는 이 불경의 시대에, 《아담을 기다리며》는 인간이 이 세계에서 산다는 게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8.
오늘날 의술의 발전상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그런데도 왜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자꾸만 창궐할까? 병원은 늘 북새통을 이루고, 새로운 약품은 끊임없이 개발되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아까운 목숨을 잃거나 여생을 폐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상은 어째서 개선될 기미가 없는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의료의 상품화, 즉 돈이 안 되는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자본주의적 논리에 현대적 의료 체제가 이미 깊숙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폴라니는 인간, 토지, 자본이라는 결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 상품이 되어 버린 데서 근대 이후 세계의 근본적 비극과 재난이 시작되었다고 말했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의 삶을 추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만드는 원흉이 바로 의료 상품화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절감한다. 의료 기술의 발전이 한갓 자본축적의 수단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공공재가 되려면 현대적 의료를 지배하는 정치경제적 논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중요한 책이다.
9.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공생의 논리와 나눔의 철학으로 국가와 사회의 존재 양식을 성찰하는 책” 이 책의 핵심은 경쟁이 아니라 공생의 논리와 윤리만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은 구태의연한 성장 논리에 더 이상 붙들려 있을 때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가진 유형무형의 공유자산을 고르게 나누어 갖지 않으면 어떠한 활로도 없다는 메시지에 있다.
10.
무위당 선생은 우리더러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거나 무엇을 하라고 직설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또 선생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당장 어떤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하게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선생은 다만 세상에 살아 있는 존재들과의 근원적인 공감과 대화를 통해서, 개인이 어떻게 참된 행복에 도달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를 자신의 체험에 비추러 부드러운 음성으로 차근차근 말할 뿐이다. 선생의 생명사상의 핵심은, 적어도 내게는, 공경의 사상으로 이해되었다. 사람 하나하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목숨 가지고 태어난 것들을 그 어느 것도 하찮은 미물이라고 여기지 않고, 깊이 주의를 기울여 대하는 일관된 마음과 태도, 이것은 이 책 어느 페이지에서든 선생의 곡진한 목소리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면모이다.
11.
우리는 오랫동안 자신의 삶의 근본 토대를 파괴하면서 그것을 진보와 발전이라고 부르는 어리석음 속에서 지내왔다. 게다가 지금은 또 바로 그 파괴의 논리를 가지고 형편없이 망가진 상황을 수습하려 하고 있다. 이제 정말 필요한 것은 철저한 방향전환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 자기중심적인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벗어나 공생과 연대의 윤리를 껴안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점을 가장 절박하게 주장하는 정치사회사상이 에코페미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여러 에코페미니스트들이 풍부한 현장경험과 사례에 입각하여 쓴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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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됐음에도 지금 동아시아는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일차적인 원인은 일본 지배세력이 ‘대동아공영권’의 부활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이 망상의 근원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입은 가공할 원폭 피해가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지배층은 가해자가 아니라 도리어 피해자로 행세해온 것이다. 그 점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역사적 파행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일간의 평화로운 관계를 위해 헌신해온 아오야기(靑柳純一) 선생이 엮어낸 이 책은 단지 김형률로 대변되는 조선인 원폭피해자와 그 가족의 비극적 실상을 전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동아시아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매우 소중한 인간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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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뽑힌 ‘국민의 대표자(들)’에게 나라의 운영을 맡기고, 그것을 민주주의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그 민주주의가 지금 완전히 기능부전 상태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것은 선거로 뽑힌 정치가들의 자질도 자질이지만, 무엇보다도 선거제도 그 자체가 내포한 근본적인 한계 혹은 결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오늘날의 선거란 기본적으로 기득권자들의 절대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고, 따라서 선거란 결국 기득권세력의 영구적 집권을 돕는 단순한 요식행위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시급한 것은 우리가 이 명백한 사실을 주목하면서, 민주주의가 옳게 기능하려면 특수한 예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표자와 공직자들을 제비뽑기, 혹은 제비뽑기와 선거를 혼합한 방식으로 뽑는 방법이 어째서 중요한가를 숙고하는 일이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최초로 발명하고 향유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방식이었다. 물론 이것은 오랫동안 선거민주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의 감각으로는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말로 민주주의를 옳게 실천하자면 제비뽑기를 어떤 식으로든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점점 세계의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민주주의를 되살리지 못하면 세상은 조만간 나락으로 떨어질 게 분명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문제는 시급히 사회전체의 상식이 될 필요가 있다. 이지문 교수는 한국의 정치학계에서는 예외적으로, 외롭게, 여러 해 동안 ‘추첨민주주의’를 집요하게 천착해왔다. 그가 이번에 자신의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 쉽고 친근한 언어로 써서 내놓는 이 책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게 과연 옳은지, 근본적인 사색을 돕는 데 매우 요긴한 계몽서가 될 것이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6일 출고 
◆ 오늘날 우리가 겪는 고통과 불행은 대부분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현재의 선거제도, 대의제 정치시스템이 가진 근본적 결함과 모순에서 나온다. 내가 아는 한 이 문제를 가장 집요하게 천착해온 연구자, 활동가는 최태욱 교수이다. 이 책은 암울한 상황에 절망할 게 아니라, 우리가 잘만 한다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정치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15.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역사소설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의 문제… 『소설 동의보감』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물으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16.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역사소설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의 문제… 『소설 동의보감』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물으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17.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반핵운동을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안전 문제가 아니라 인간 차별 문제라는 점이다. 원자로라는 극도의 방사능 피폭 위험 환경에 놓여있는 최하층 노동자의 존재, 늘 가난한 변두리 지역이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되는 현실, 현세대의 이익 때문에 미래세대가 위험에 처하는 문제…. 이런 다중적 차별구조가 없다면 핵발전 시스템은 처음부터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이데 선생은 강조한다. 그러니까 고이데 선생에 의하면, 과학의 양심이란 기본적으로 타자에의 관심, 즉 근원적인 의미의 상상력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8.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시사인 <행복한 책꽂이> 2011 올해의 책으로 추천
19.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시사인 <행복한 책꽂이> 2011 올해의 책으로 추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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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행복한 책꽂이> 2011 올해의 책으로 추천
21.
  • 꾸리찌바 에필로그 -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지구를 살리는 창조적 도시혁명 
  • 박용남 (지은이) | 서해문집 | 2011년 3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8.0 (2) | 세일즈포인트 : 252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새로운 문명은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기초로 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신념에 의거하여, 세계 각지의 모범적인 공동체의 다양한 생활운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꼼꼼히 관찰한 것을 성실하게 소개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 헌신적인 노력의 한 결실인 이 책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하고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는, 아마도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근원적인 믿음을 갖게 될지 모른다.
22.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식민지〓노예사회로 떨어졌다가, 해방후 나라 세우기 과정에서 민족 최량(最良)의 인재들이 소외를 강요당하고, 끝내는 패퇴하거나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남북 양쪽의 역사가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이 운위되는 실로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남북 모두의 공멸뿐인데도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탐욕과 어리석음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편견 없이 역사를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적 인식틀을 떨쳐버리고, 뛰어나게 양심적인 인간들이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끝내 좌절하고, 역사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경로와 그 의미를 정당하게 음미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성동은 작가이지 역사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남다른 이력도 이력이지만, 진실을 캐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이나 문헌과 자료를 찾아 읽어내는 역량에 있어서 그는 단연 독보적이다. 오랜 방황과 번민과 가난 속에서도 그는 한순간도 민족사의 비극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 첨예한 의식의 산물인《현대사 아리랑》은 공식 사서(史書)에서는 볼 수 없는 내면적 언어로, 역사의 격랑 속에 몸을 던졌던 개인들의 실존적 진실을 핍진하게 드러내고 있다.
23.
무위당 선생은 우리더러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거나, 무엇을 하라고 직설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또 선생은 우리가‘살아남기 위해서’지금 당장 어떤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하게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선생은 다만 세상에 살아있는 존재들과의 근원적인 공감과 대화를 통해서, 개인이 어떻게 참된 행복에 도달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를 자신의 체험에 비추어 부드러운 음성으로 차근차근 말할 뿐이다 … 그 가르침은 세상에 대해 나를 주장하기 전에 다른 존재들의 소리에 깊이 귀를 기울여보라는 말씀일진대, 저마다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자기주장이 넘치고 넘쳐 세상이 온통 화탕지옥(火湯地獄)이 되어있는 오늘의 삶의 현실에서 이보다 더 절실한 가르침이 있을지 나는 알지 못한다.
24.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현대경제학은 본질적으로 미치광이 학문이다. 그것은 학문이라기보다 정신이상자들에 의한 지적 유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신이상 증세란 무의미하거나 비상식적인 일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증상을 말한다. 오늘날 주류 경제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금리, 물가, 환율, 주가, 수출입 통계 따위 이른바 시장경제의 활성화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들일 뿐, 그러한 지표의 배후에서 인간과 사회와 자연세계에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들이 옹호하고 정당화해온 근대 자본주의, 특히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경제로 인해 세계시장이 활기를 띠고, 경기 그 자체가 활성화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경제 활성화는 그로 인해서 거의 수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르게 된 인간과 사회와 자연의 황폐화라는 좀 더 근원적인 사실에 눈을 돌리면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라기보다 범죄적인 것이다. 우리 시대의 비극은 이런 경제 논리를 옹호하고 주창해온 범죄자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괜찮고, 파생증권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리스크를 전가하고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합리주의’를 신봉해온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금융 파산에 의해 신자유주의에 대한 파산선고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거나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외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경제학자 나카타니 이와오가 쓴 <자본주의는 왜 무너졌는가>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하버드 대학 출신 경제학자로서 본시 마르크스와 케인스 경제학이 지배하고 있던 일본에서는 드물게 미국식 시장원리주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제창하면서 정부의 경제자문역을 맡아 민영화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데 일조해왔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결국 현실을 정직하게 대면하며 자신을 반성하고 쓴 참회의 기록이 이 책이다. 그는 경제학이 경제 활성화라는 좁은 관점에 얽매인 결과 세계와 인간의 현실을 폭넓고 깊이 있게 보는 시야를 상실하고 극히 몰상식한 학문이 되어버린 경위를 서술하면서, 경제학이 좁은 의미의 경제를 초월한 인간학으로 승화해야 할 필요를 말한다. 이것은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주류 경제학적 사고의 틀에 갇혀 있던 학자의 개안(開眼)으로서 경청할 만한 발언이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개안 체험을 말하는 경제학자의 고백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자료협조:시사IN)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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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문집은 작가 최성각이 그의 본업인 소설을 쓰는 틈틈이, 한가로운 시간에 쓴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그가 본업을 제쳐두고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쓴 글들이다. 지난 15년 넘게 '환경판'의 뛰어난 글쟁이로서 새로운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온 최성각에게 있어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소설형식이 아니라 이 책에 실린 자유로운 산문이야말로 작가로서의 그의 가장 중심적인 업적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이 사회에서 문학적 행위가 갖는 의미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냉전체제의 해소가 사실상 야만적인 시장원리주의의 전세계적 지배를 의미한다는 것이 점차로 분명해져 가는 상황 속에서 문학 역시 일개 소비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시대의 압력이 아무리 크고, 전통적인 의미의 문학과 인문정신이 쇠퇴일로에 있다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인간정신이 완전히 꺾여질 수는 없는 법이다. 원래 최성각이 '환경운동'에 관계하게 된 것은 상계동 쓰레기 소각장 건설 저지운동에 가담하는 개인적 체험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은 이 사건을 단순히 한때의 고통스러웠던 개인적 경험으로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의 역사적·사회적·문명사적 의미를 치열하게 성찰했다는 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갈수록 어리석고 탐욕스러워지는 이 시대 주류문화의 '상식'에 용기있게 맞서서 '생명'과 인간적인 가치를 옹호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환경'과 '생명'을 걱정하고, 인류문명의 장래를 염려하는 지식인, 작가는 어느 때보다도 많아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관심과 염려를 이 시대의 삶과 사상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치열한 인식과 실천 위에 씌어진 최성각의 글들은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그러나 아직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한 문학적 발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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