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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
전기철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54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장흥
최근작
2023년 10월 <
박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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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시에시선 89
한종훈
(지은이) |
시와에세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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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훈 시인은 코로나로 가중된 피로사회에서 청춘의 덫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청춘의 현실을 서정적으로 드러낸다. 우리 시대 청춘은 경쟁으로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변두리로 밀려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알바로 근근이 살아가면서,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고시원, 도서관을 전전하면서 지낸다. 그러나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그는 불안한 위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거나 자연에 기대어 심호흡한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의 현주소를 낱낱이 추적하며 자신이 서 있는 시공간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고 소비사회 속에서 버려지고 낙오하는 현실을 직시한다. 한종훈 시인에게 시는 정서적 구원이며 “컹컹, 깨지고 부서진 울음”이기도 하고, “툭 툭 터져 나”오는 통증이며 생채기를 핥는 치유다. 타락한 종교가 하지 못한 정서적인 구원을 시인은 시를 통해 그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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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초대
오명희
(지은이) |
메이킹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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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는 죽음이 만연해 있다. 죽음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며 어느 때에나 가능하다. 이러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죽음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본래의 ‘자기’를 읽어버려 죽음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그러한 죽음에 대해 애도 또한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애도받지 못한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개인적, 집단적 정신장애를 일으킨다. 심할 경우에는 멜랑콜리라는 정신적 죽음에까지 이른다. 오명희 작가는 우리 시대를 죽음의 시대라고 본다. 그는 그 죽음을 그대로 두지 않고 애도로 이끈다. 이 애도야말로 진정한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 우리 시대의 왜곡된 인간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죽음이 아니라 애도를 시대정신으로 가져야 함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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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 깨지다
ㅣ
푸른시인선 28
박영욱
(지은이) |
푸른생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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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은 살아가는 동안 멈추지 않는다. 몸속의 세포 활동처럼 생각은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생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심지어 잠을 자고 있을 때나 생사가 오락가락할 때조차도. 그 생각은 의식에서 무의식, 초의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따라서 생각은 흔들리는 진자처럼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자유롭게 떠다닌다. 그만큼 생각의 범위는 넓고 깊어 가까운 눈앞에서 노닐다가도 갑자기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시공간을 자유롭게 왕래하기도 한다. 이런 무시간적이면서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생각을 언어로 붙잡으면 예술이 되고 과학이 되며 철학이나 물리학이 된다. 생각에 따라 나는 네가 되기도 하고 그가 되기도 한다. 생각을 어떤 언어로 붙잡느냐에 따라 생각의 형태는 달라진다. 시인은 시라고 하는 형태로 생각을 붙잡는다. 그 생각은 정서적인 언어로 되어 있다. 시인은 감각이나 감성으로 생각을 붙잡는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생각에서 정서적인 부분만을 언어로 표현한다. 그 생각은 뜬금없이, 불쑥 무시(無時)로 나타난다. 그것을 언어로 잡아내는 것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정서를 적는 일일 것이다. 박영욱 시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울림을 정서적으로 적어 평범한 일상의 정적을 깬다. (중략) 박영욱 시인은 거창한 상상의 세계를 탐험한다거나 기괴한 환각으로 나아가지 않고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사념을 있는 그대로의 ‘생각’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언어 또한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들이다. 이는 그의 시가 발을 땅에 딛고 있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가 쓸쓸하고 우울한 현실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일이나 가까운 뒷산이나 주변의 산에 드는 일도, 새나 벌레를 보며 느끼는 생각도 이런 일상에 발을 딛고 있는 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저 ‘지금-여기’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적는다. 따라서 그의 시는 극히 일상적인 ‘생각’의 흐름이다. 여기에는 그만의 ‘생각’의 무늬가 적나라하다. 존재론적으로는 한 형태의 정적을 깨는 생각이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했던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인 것이기도 하지 않는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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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발소리를 찍었습니다
ㅣ
시산맥 시혼시인선 34
황지형
(지은이) |
시산맥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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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형 시인은 이번 두 번째 시집을 통해 주체의 욕망을 표현하는 말보다는 타자의 말 속을 더듬어 보려 한다. 그 말들의 세계는 미로이다. 시인은 읽기와 쓰기에 몰두하면서 미로 속 모험을 나선다. 다시 말하자면 시인은 타인의 책이나 시를 읽고 쓰고 배열하면서 그 속의 말들의 미로를 헤맨다. 미로를 탐색하는 이유는 영혼의 재활을 위해서며 시라고 하는 환상을 매개를 통해 주체를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함이다. 이는 꿈꾸기와 같다. 따라서 타인의 언어 속에서 재활을 위한 환상의 언어, 곧 승화의 언어를 찾기 위해 다양한 말놀이를 한다. 그러나 말이란 본래 타자의 것이므로 말의 미로를 헤매다 보니 위험한 곳을 만날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 기괴함이 나타난다. 그 기괴함은 그로테스크하다. 황지형 시인의 언어가 그로테스크 한 데에는 말을 새롭게 재구조화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다른 한편 말을 즐기기 위함이기도 하다. 세상을 떠도는 말들의 미로 속 꿈꾸기가 시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기를 바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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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은 그게 아니었다
ㅣ
시에시선 67
황지형
(지은이) |
시와에세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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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형 시인의 연쇄적인 말은 어쩌면 라캉의 환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라캉은 환유적인 말을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 말은 주체의 의도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말을 불러들여 연쇄된다. 그래서 라캉은 시니피앙이란 말을 쓴다. 시니피앙은 의미가 담기지 않는 기호로서 무의식의 말이다. 무의식의 말이므로 분명한 뜻이 없다. 그래서 그의 시 속 말은 끊임없이 다른 말, 다른 소재로 자리바꿈을 하면서 이어진다. 하지만 어떤 말도 확정적으로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다. 그 말들에는 올바른 뜻이 유예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시인, 혹은 화자는 자신의 존재, 혹은 존재의 기원을 찾아 언어 속을 헤맨다. 그러나 그의 말은 입속에서 얼버무림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달리 보면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언어 속에서 자신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 말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 말속에서 타자를 만나야 한다. 타자는 시에서는 독자이다. 황지형 시인은 참된 독자를 만나야 한다. 그 참된 독자는 일차적으로 자신이다. 그만큼 자신의 순수서정을 찾기 위해서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언어 속을 헤매고 있는가를 이 시집은 보여주고 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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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누잔의 별 헤는 밤
이시경
(지은이) |
시와과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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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수학자와 시인의 만남의 언어이다. 시인은 수학자의 페르소나이며, 수학자는 시인의 또 다른 자아이다. 시인에게 수학은 시이며, 시는 수학이다. 그는 다른 말로 하는 두 언어가 얼마나 같은 삶을 살고 있는가를 이 시집을 통해 표현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시에서 두 언어가 만나 피운 ‘아름다운 꽃’을 본다. 군데군데 보이는 방정식은 우주를 그려놓은 삽화 같아서 눈이 더욱 즐겁다. - 전기철 (시인, 평론가, 숭의여대 명예교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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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으로 미끄러져 보라
ㅣ
상상인 시인선 14
김민채
(지은이) |
상상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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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채 시인의 시적 주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광대’다. 광대는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분장하고 타자에게 웃음을 주지만 웃음의 이면에 자신의 고통을 숨긴다. 이런 이중성으로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하기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내가 누구인가를 상실한 존재가 되게 한다. 일상에서 꽃과 함께 살아가는 시인은 자신의 모습을 ‘광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광대는 꽃의 모습이기도 하다. _ 전기철(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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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뼈가 아파서 울었다
ㅣ
실천문학 시인선 48
이영춘
(지은이) |
실천문학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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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비극적 현실 인식을 안고 있으며, 그 비극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승화의 이미지를 끌어온다. 이는 삶을 표현할 수 있는 시를 믿기 때문에 가능하다. 타락한 시대에 언어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는 어떤 언어로 써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안고 있는 시인은 시 언어의 본래적 기능을 회복하려고 한다. 이영춘 시인이 절망을 극복하는 방식은 길이다. 그 길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강이다. 강은 길처럼 흘러간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면 길이 보인다. 길은 가는 이미지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미지는‘나’라는 자아가 가서 닿을 수 있는 이미지이다. 또한 강은 건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도피안사1.2」처럼 이쪽에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는 이미지가 강이다. 이영춘은 어둠과 불안의 속도에 부딪친 주체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강처럼 흘러가고 나아가고 오르는 이미지로 승화시킨다. ‘건너다’의 이미지는 그의 시정의 지향성이다. 그는 인간의 원초적 번뇌와 불안 허무의 강에서 저 피안에 이르는 속도를 무화시키게 해 준다. 그의 시에 물이나 안개의 이미지가 많이 나타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이나 안개는 스며드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철(시인, 평론가, 숭의여대 명예교수)
9.
크게보기
마지막 수업
오명희
(지은이) |
아시안허브
| 2020년 12월
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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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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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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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희 작가의 작품을 일별하면서 참, 오랫동안 열심히 달려왔구나, 라는 생각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이들의 엄마로, 직장인으로 살아야 하는 다중적 생활 속에서 또 하나의 노동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쓰기까지 했으니……. 어쩌면 이 때문에 더욱 그의 소설이 탄탄하고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엿보이는지도 모른다. 친구조차도 “유령 같은 존재”(「유령」)가 되어가고, 서로는 배신과 따돌림의 관계로 얽히며, 고향이 밤으로만 다가오는(「밤」), “발 빠른 세상의 변화”(「마지막 수업」) 속에서 “문학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마지막 수업」) 있지만 그가 소설을 놓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조건 없는 사랑”(「내 마음의 모래밭」) 속에서 그리는 모래 밭 그림이나, 서로가 몰랐던 마음을 비춰볼 수 있어서(「서로 다른, 몰랐던 마음들」) 일 것이다. 오명희 작가는 이런, 마음의 촘촘한 그물망을 그려보려고 한다. 그 마음의 그물망이 오명희 작가의 소설이다. 그의 소설적 취향이 서정적인 데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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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같은 길을 세 번 건넜다
ㅣ
시작시인선 355
이영춘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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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시인은 ‘참말’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그에게 시는 참말이며, 그 참말은 현실을 보고 듣고, 거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말이며, 생활 주변에서 끌어온 말이다. 이영춘 시인이 절망을 극복하는 방식은 길이다. 그 길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강이다. 강은 길처럼 흘러간다. 그저 흘러갈 뿐이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면 길이 보인다. 길, 혹은 가는 이미지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미지, 나의 발걸음 속도로 갈 수 있는 이미지이다. 또한 강은 건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이쪽에서 저쪽 건너편으로 건너는 이미지가 강이다. 시인은 나비나 새 혹은 구름을 끌어들여 하늘로 오르고 싶어 한다. 이는 신화적 상상력이며 꿈의 시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신화나 꿈으로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시적 주체가 새처럼, 구름처럼, 풀잎처럼 가벼워야 한다. 이에 시인은 순수 이미지를 끌어온다. 시 여기저기에 풀잎과 구름과 별, 달, 새, 나비 등이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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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실마을 풍경 듣다
ㅣ
시와표현 시인선 101
전향규
(지은이) |
달샘 시와표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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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성을 제 가슴에서 퍼 올리는 시인은 제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 소리는 빗소리이기도 하고,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먼 유년의 풍경이 비를 맞고 있다. 전향규 시인은 제 가슴에 있는 그리움이라는 조약돌을 멀리 쏘아 올리는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토속적인 말이 물씬하고, 따듯한 눈이 반짝인다. 따라서 시집 곳곳에 “품안엣 것들 다독이시듯/ 환한 얼굴”이 열린 걸 보게 될 것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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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틱에 귀 기울이다
ㅣ
푸른시인선 13
김민재
(지은이) |
푸른사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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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발틱에 귀 기울이다』는 여행을 테마로 하고 있다. 시인은 일상에서 가장 멀리 떠나봄으로써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여행지의 반경이 상당히 넓은 것도 시인의 이러한 열망과 무관하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포르투갈, 모로코, 스페인, 시칠리아, 몰타, 인도, 네팔 등 수많은 나라와 도시들의 풍광과 표정 그리고 그 낯선 세계에서 마주한 시인의 영혼이 자화상처럼 펼쳐져 있다. 여행지에서 하나의 장소가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은 그곳에서 ‘나’라는 존재를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 시인은 사물의 객관적 인식에 끊임없이 저항한다. 언어에 저항함으로써 시는 경계를 넓혀가는 것이다. 김민재 시인도 ‘시의 바깥’을 향해 발자국을 뗀다. 경계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언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운 언어의 세계로 향한 출발이다. “시의 바깥”은 아직 언어로 드러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다. 하이데거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존재는 곧 세계이다. 세계는 언어를 통해서만 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어둠 속에 있다가 언어라는 빛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듯이 말이다 시인은 그 언어의 세계로 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전부를 투영하듯이 “나를 가득 안고 나만의 색깔 담은” 언어를 갈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는 시인에게 절대로 호락호락 잡히지 않는다. (중략) 김민재 시인은 인생을 성찰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시인은 여행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 인간이 평생을 걸쳐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는 문제가 ‘나는 누구인가’일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사유와 질문으로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통과한다. ‘나’라는 존재를 탐색하려는 내면 여행에서 우리는 주체이자 타자가 된다. 바라보는 주체도 대상도 나 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김민재 시인에게 여행은 내면의 탐색이자 발견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이 시집을 읽고 나면 김민재 시인과 함께 오랫동안 여행을 하고 돌아온 느낌이 든다. 시집의 첫 번째 시에서 러시아와 에스토니아의 국경을 넘은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끝 작품인 히말라야의 페와호까지 장장의 먼 길을 걸어온 듯 깊은 숨을 쉬게 된다. 시인의 다음 여정은 어떤 곳일까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는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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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꽃이 아름답다
ㅣ
시인마을 2
김선욱
(지은이) |
새로운사람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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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에게 경험은 시적 영감과 모티브, 창작열의 바탕이 된다. 감성적 충동을 환기시키는 미적 경험은 원석의 다이아몬드여서 시를 통해서 영롱한 빛을 드리우는 물방울 다이아몬드로 재탄생한다. (……) 김선욱 시인에게도 유년기의 강렬한 체험과 기억이 시 세계와 시적 정조를 이루고 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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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하는 달
ㅣ
지혜사랑 시인선 30
김용길
(지은이) |
종려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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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궁극적으로 시의 미적인 데에까지 끌고 가 순수 영혼을 찾으려고 했다. 이러한 미적 표현의 절정이 「나팔꽃」이 아닌가 싶다. “수정 같은 맑은 눈/ 슬쩍 윙크하는 거 봐/ 아침 이슬 머금은 입술/ 분홍 립스틱 바른 거 봐// 선녀의 옷 살포시 벗고/ 속살 드러내며 유혹하는 거 봐// 은은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거 봐// 저녁이 내리면/ 선녀의 옷을 감싸는 것 좀 봐.” 잘 다듬어진 리듬이며 시인 자신의 영혼이 나팔꽃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아주 잘 표현되어 있다. (……) 김용길 시인을 만난 지도 벌써 2년여가 된 듯하다. 사람 됨됨이가 건실하고 남자다움이 넘친다. 아마도 무술을 하기 때문이려니 하고 늘 생각했다. 그런데 시를 보니 너무 섬세하고 여리고 아픈 것 같다. 무술을 하는 사내가 이렇게 여려서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들지만 이렇게 여리고 아픈 구석이 있기 때문에 무술사범이 영화도 하고 시도 쓰지 않는가 싶다. 대개 무술을 하는 사람의 감각은 대단히 섬세하다고 한다. 그것은 무술이란 단순히 육체 단련에만 있는 게 아니고 마음의 수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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