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고유의 감수성이라든지 청소년기에 직면하는 문제 등 작품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면, 문학작품을 읽는 일은 점점 자기 삶과 무관한 요식행위처럼 되기 쉽습니다. 청소년문학의 핵심은 세상에 대한 자각을 높이고 성장의 의미를 함축한 뛰어난 문학작품입니다.
‘지금 여기’의 청소년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감수성과 문제의식을 충실하게 담아 즐겁고도 의미 있는 책 읽기가 되도록 힘쓰고자 합니다.
- 창비청소년문학 기획편집위원회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수상작
율의 시선
청소년 소설을 쓰는 마음
얄팍한 청춘이었습니다. 새 학기, 새 친구. 뭐든 ‘새’ 자가 들어가는 것들을 어려워했습니다. 늘 중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들이 저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그 근원의 말들을 청소년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 김민서 작가
청소년 소설을 만드는 마음
세상의 모든 것이 낯설고 내 마음조차 어렵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만 홀로 모난 것 같은 생각에 외로움이 차오르는 밤이면 혼자가 아니라고 나를 위로할 누군가가 그리워지곤 했습니다. “너는 잘못되지 않았어.” 그 시절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는 친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비슷한 마음을 안고 밤을 지새울 이들을 생각하며 책을 만듭니다. 흔들리며 성장하는 이들이 부디 이 책 속에서 외로운 손을 잡아 줄 친구를 발견하기를, 문장에서 위로를 읽고 마음을 나누며 내일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김도연 편집자
청소년 문학이 필요한 이유
청소년문학은 성장하는 사람의 외로운 야간 주행을 돕는 조명등이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홀로 달리기의 시간을 따라가면서 곡선 구간이 나타날 때마다 필요한 빛을 비추어 준다. 그 달리기의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희미한 아침이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문학 덕분에 그 아침 앞에 서는 일이 두렵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청소년문학은 성장한 사람에게 더욱 필요하다. 멈추어 버렸다는 감각은 생명에게 해롭다.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딱 가로막는 벽을 만난 것처럼 막막할 때 청소년문학을 읽어 보기 바란다.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던 시간들, 잊은 아침, 그 아침의 믿음을 기억해 낼 수 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언어가 그 안에 있다. 청소년문학은 멈춘 줄 알았던 나를 역동시키는 미래의 언어다.
-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