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의 가치가 퇴색하는 현실에서 《생업》의 주인공들은 꿋꿋하게 밥을 짓고 밥심을 믿고 밥정을 살며 밥의 혁명을 수행한다. 음식이 있고 동료가 있고 노조가 있는 삶이 어떻게 일상을 바꿔놓는지, 일이 나를 지켜주지 않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들은 자기 삶으로 증명한다. 그동안 나를 키워낸 타인의 노동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노동 감수성을 가르치는 교사다. 또한 돈 버는 일만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일에도,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도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이다. 멋지게 사는 법을 고민할 때 참조하고 모방하고 싶은 ‘노동자 생애 모델’이 되어주리라는 믿음이 있다. 인터뷰를 한 나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내 글쓰기의 원천이자 스승, 먹고사는 일에서 물러나지 않는 위대한 평민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시사IN』 소속이며 굵직한 탐사 보도로 깊이 있는 기사를 써 왔다.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이달의 기자상’,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받았다. ‘아무도 춤추자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편이 되고, 곁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에세이 『슬픔의 방문』을 썼다.
날마다 종종걸음으로 세상을 떠받치는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은유의 신작 『생업』은 먹고사는 일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목소리로 노동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캠페인과 함께 1년 6개월간 이어진 인터뷰를 바탕으로, 밥벌이의 떳떳함과 인간다움을 비춘다.
급식 노동자, 청소 노동자, 배달 라이더, 요양 보호사 등 17인의 노동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지탱한다. 밥을 짓고 나누고 돌보는 삶 속에서 생업의 고단함과 기쁨, 연대와 책임이 교차하며, 노동이 개인을 넘어 타인과 공동체를 살리는 힘으로 확장된다.
『생업』은 일의 의미를 생계에만 두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관계의 문제로 끌어올린다. 먹이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 함께 가자고 말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살아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