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섭 신작 <이야기의 신>

특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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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신>

  • 이야기의 신

매일 같은 시각, 같은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할머니.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나’는 어느 날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놀랍게도 할머니는 이미 내 생각을 모두 꿰뚫고 있다. 매일 어디를 보고 계시느냐는 나의 물음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 지금도 쏟아져 내리고 있잖아. 너도 가만히 느껴 봐.”
그날부터 나는 할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짓는다. 평범한 아파트의 풍경, 놀이터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먼발치에 보이는 자동차까지, 할머니는 그 모든 일상의 장면에서 신비롭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길어 올린다. 지독한 음치였으나 악마와 거래해 딱 오천 번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남자, 사람처럼 살금살금 걸어서 움직이는 나무, 방금 주차장으로 들어왔지만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흰색 자동차…….
할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만드는 사이, 나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면서 내 안의 상상력이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렇듯 《이야기의 신》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까맣게 잊고 있었던 상상력에 대한 감각을 조근조근 깨우며, 그 전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한윤섭 작가만의 새 이야기 장르를 펼쳐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