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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무장투쟁 전사이자 작가 김학철(1916~2001)의 정신을 기리는 김학철문학상을 시작한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독립전쟁에 나선 문학소년. 조선의용대 분대장으로 태항산 전투에서 싸웠고, 전향서 한 장 거부한 채 한쪽 다리를 형무소 담 아래 묻었다. 마오쩌둥의 개인숭배를 비판하며 10년 옥살이를 한 뒤, 죽기 이틀 전에도 동지들의 이름을 받아 적게 한 작가. 그의 유언은 “편안히 살려거든 불의를 외면하라. 그러나 사람답게살려거든 그에 맞서라.”였다.
항일무장투쟁역사학교(교장 방현석)이 뜻있는 이들을 모아 모국어의 정신을 가장 빛나게 이어가는 작가를 찾는 상으로, 범도루트를 거친 독자 100인이 다달이 작은 마음을 모아 만든 순수 독자 후원 문학상이다.
“한국문학사를 개괄하건대, 목숨과 작가정신을 일치시켜 자기 자신을 정점으로 치열하게 밀고 나간 작가로는 김학철이 단연 앞자리를 차지합니다. 세계문학사로 눈을 돌리더라도, 김학철과 어깨 견줄 작가를 선뜻 손꼽기는 쉽지 않습니다”
_홍기돈 평론가
“친일을 선동하는 길고 긴 글을 썼던 작가들의 반역행위가 어쩔 수 없었고, 그래도 그 문학은 훌륭하지 않았느냐며 옹호하는 작가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김학철이 끝내 다리 하나를 잘라내고 외다리로 돌아온 해방 조국의 문단은 그런 작가들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그 훌륭하다는 문학이란 게 대체 어떤 문학입니까. 문학은 정신이 아닌가요. 문학은 모국어의 최후 보루가 아닌가요.
민족을 배반하고, 모국어를 배반한 자들의 문학이 어떻게 한국문학일 수 있는지, 더구나 훌륭하기까지 할 수 있는지 김학철의 문학은 묻습니다. 김학철의 <격정시대>를 읽어본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프랑스였으면 총살을 당했어야 할 민족반역자들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주고, 자랑스럽게 그 상을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김학철 문학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_방현석(작가, 항일무장투쟁역사학교 교장)

― 황정은 「문제없는, 하루」 중에서
영인은 법랑 컵을 오피스텔에 딸린 싱크대로 가져가 물에 헹궜다. 매일 아침 김부장이 커피를 내려 마시는 지저분한 커피 메이커 곁에 컵을 두고 딱히 누구에게랄 것 없이, 사무실에 남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금전수에 방금 물 줬어요. 당분간 안 줘도 됩니다.
금전수?
그런 게 있느냐고 김부장이 묻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비볐다. 영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내민 그가 식물을 보러 갔다.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던 정과장도 그의 곁으로 갔다.
― 최진영 「울루루-카타추타」 중에서
그리고 혜성은 정말 그 점수를 받아 왔다. 여태 한 번도 100점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나는 놀라서 물었다.
뭐야, 마음먹으면 100점도 받을 수 있는 거였어?
혜성은 그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서 태훈이 보였다. 웃는 얼굴이 너무 닮았다.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갖고 싶은 건 기필코 가져야 하는 성미와 옷에 관심이 많은 취향도. 혜성은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으면 표정이 굳었다. 그 표정에서도 태훈이 보였다. 어쨌든 혜성은 혜성으로 자랄 것이다. 태훈을 닮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 전춘화 「웰컴 투 빌라」 중에서
혜주 언니는 그날, 내가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미래를 조심스럽게 건넸다. 선교사나 작은 교회 목회자들 중, 노후 준비 없이 평생을 가난하게 사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요즘은 사모님들도 워킹맘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기독교계의 변화를 귀띔해주었다.
“애령이도 한국에 오래 살아봐. 이 사회는 아파트만이 정답인 것처럼 완벽하게 세팅돼 있어.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게 곧 안정감이고, 내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것 같고, 때로는 자존감이 되기도 해. 깔끔한 집 내부가 곧 내 기분이 되기도 하고. 통일은 요원하지만,아파트는 당장 필요해.”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파씨의입문』『양의미래』, 장편소설『百의그림자』『계속해보겠습니다』, 연작소설집 『디디의우산』『연년세세』, 에세이집『일기日記』등이있다. 신동엽문학상, 만해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내가 되는꿈》 《단 한 사람》,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한겨레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국 길림성 화룡시에서 태어나 연변대학교 조문학부 재학 시절 조선족 문예지 <도라지>에<신호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한국에 들어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에 거주하며 글을 쓰고 있다. 2023년 첫 소설집 <야버즈>를 내고, 2026년 청소년소설 <우물가의 아이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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