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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김민경

"문학의 수용소"

만약 문학을 소홀히 한 죄로 수용소에 간다면, 어떤 책을 섬겨서 죗값을 치를 수 있을까요?
응당 읽어야 할 책, 형님으로 모실 수 있는 책, 너무 길어서 수형 생활을 해야 완독이 가능할 법한 책, 새사람을 만들어 줄 책 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서점 주인 김민경이 알라딘 독자들에게 권하는 10권의 책

"문학의 수용소"

백년의 고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레미제라블
눈물을 마시는 새
모방범
속죄
자기만의 방: 3기니
앵무새 죽이기
향수
쥐
힌트: 파리, 그래픽, 디스토피아

김민경의 블라인드 북

"비일상과 일상이 어렵지 않게 만나는 곳, 문학이라는 시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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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블라인드 북

이 작품을 읽으면, 수많은 문학, 영화, 뮤지컬, 드라마의 출발이 바로 여기였구나 하는 감탄과 기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원천이 된 ‘씨간장’이 된 원본을 그대로 내놓지 않고 또 한 번 재해석해 놓은 작품입니다. 어렴풋이 머리에 구현해 놓았던 일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질 때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번 정도는 상상해 보았던 바로 그 일이죠. 여러 번 읽어도 항상 다른 장면에서 저는 깜짝 놀라곤 합니다. 동시에, 이건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매일 반복해서 일어나는 뻔한 일이기도 하죠. 비일상과 일상이 어렵지 않게 만나는 곳. 문학이라는 시공간입니다.

예약판매 도서로 4월 21일까지 판매, 23일에 출고 예정입니다.
도서명은 4월 23일 책의 날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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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추천 도서 10권

  1. 백년의 고독 1.2 표지

    백년의 고독 1.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사람들이 소설이 죽었다고 외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 나올 것이 다 나왔다. 시시하다. 새로움이 없다. 그때 라틴 아메리카에서 마르케스가 이 작품을 세상에 던졌고 모두 입을 다물었습니다. 연금술, 마법, 이상 현상, 해괴망측한 전염병, 공중 부양, 집시 등 온갖 비현실적인 일들을 질료 삼아 너무도 예리하고 적확하게 현실을 그려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여러 번 읽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있습니다. 한 책이 문학 전체를 구원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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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2.3 표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2.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 문학이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은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서 ‘읽어야만’ 합니다. 저는 책을 읽는 데 있어 그 어떤 강요도 주고받기를 거부합니다. 이 작품은 예외입니다.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인생의 모든 비밀, 흉흉한 구석, 어두운 마음, 죄, 부끄러운 스릴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한편으로는 사랑의 위대함, 압도적인 선, 내려놓고 인정하는 용기가 가득 담긴 책입니다. 터널을 지나야 빛이 있듯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다른 문학들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꼭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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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레미제라블 표지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제 보잘것없는 문학 지도 한편에는 이 책을 완독했다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면 저는 언제나 커다란 기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압도적인 분량에 무서워하지 마세요. 아주 술술 읽힙니다. 쉬운 언어로 모두가 아는 얘기를 가장 아름답게 얘기한 빅토르 위고는 위대하고 상냥한 안내자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남겨 놓습니다. “사랑하는 것 또는 사랑한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다음엔 아무것도 원하지 마라. 인생의 어두운 주름살 속에서 찾아낼 진주는 그밖에 없다.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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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눈물을 마시는 새 표지

    눈물을 마시는 새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아직도 안 읽으신 분이 있겠지요? 정말로 부럽습니다. 현재 판타지 문학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고 위대한 지점입니다. 낯설지만 익숙한, 신비롭지만 소탈한, 난해하지만 간단한, 슬프지만 기쁜 여러 모순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작품입니다. 정말 재밌습니다. 호들갑이 아닙니다. 오히려 빈약한 언어로 이 작품을 소개하려는 몸부림을 펼치고 있어 늘 죄송할 뿐입니다. 왕이 없어진 시대, 왕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네 종족의 이야기가 놓여 있습니다. 펼치기만 하시면 됩니다. 제 평생에 걸쳐 가장 많이 추천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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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모방범 1.2.3 표지

    모방범 1.2.3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지금 제가 가정해 놓은 가상의 죄가 아닌, 정말로 죄를 지어 감옥에 간다면 저는 이 책을 읽겠습니다. 지루하고 실수를 반복하고 처절한 사실들이 이어집니다. 절대 끝날 것 같지 않은 그 시간을 토악질을 참아 가며 버티면, 마침내 진실이 드러납니다. 사는 게 정말 팍팍할 때는 지지나 응원보다 정확한 이해와 직시가 필요합니다. 정말이지 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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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속죄 표지

    속죄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인간은 어디까지 나약해질 수 있을까요? 그래도 어쩌지 못하는 강인함이 아주 조금은 존재할 터인데, 인간의 나약함은 어디까지 자기 자신과 타인을 수렁으로 빠트릴 수 있을까요. 우는 사람을 보면 같이 울고 싶을 수 있지만, 그보단 달래주고 싶죠. 넘어진 사람을 보면 일으켜 주고 싶습니다. 물을 흘린 사람을 보면 휴지를 찾아 주고 싶습니다. 이 끝 모르게 연약한 작품을 읽으면 강해지고 싶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무언가 단단한 마음을 먹고 싶어집니다. 저절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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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자기만의 방·3기니 표지

    자기만의 방·3기니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울프가 “여성과 픽션”을 주제로 준비한 여성, 여성의 글쓰기, 자유에 관한 강의를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쓴 에세이입니다. 여성이 딸도, 부인도,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간절히 원하는 울프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진심으로 잘 살고 싶어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잘 산다는 게 뭘까요? 넓은 집 뜨뜻한 곳에서 배불리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유가 없다면 다 소용없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문학을 매수할 수는 없어. 문학은 모든 이들에게 개방되어 있으니까. 나는 비록 당신이 교구 관리라 해도 나를 잔디밭에서 쫓아내도록 용인치 않겠어. 그러고 싶다면 당신의 도서관을 잠그라고. 그러나 당신은 내 자유로운 마음에 문이나 자물쇠, 빗장 따위를 달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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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앵무새 죽이기 표지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기도는 이태리 타월이야. 박박 문질러서 죄를 벗겨내야 해.”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말입니다. 정말이지 착하게 살고 싶은데 방법도 모르겠고 힘들 때, 세상도 싫고 사람도 싫고 혐오에 질식해 스스로도 싫어질 때, 이 책은 제게 이태리 타월 같은 존재입니다. 읽고 나면 아이에게 상냥하고 웃어른에게 공손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차별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착하게 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늘 가슴이 미어져서 눈물이 나요. 마음속 혐오를 박박 벗겨 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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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향수 표지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향기에 미쳐 여성들을 죽이고 그 향을 탐하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그르누이 이야기. 그르누이는 대체 왜 그랬을까요? 본인의 체취가 전혀 없으면서 동시에 수십 미터 바깥 향기까지 정확하게 맡아 내는 불치병을 앓았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향기. 쿰쿰하고 눅진하더라도 고유한 향기가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읽는 것이 아닌 ‘맡는’ 책은 참 희귀한데요. 정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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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쥐 표지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권희섭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많은 사람을 집단적으로 한곳에 가두거나 모아 넣는 곳을 의미하는 수용소는 몸 바깥에 있는 물리적인 공간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만든 수용소에 홀로 갇혀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은 홀로코스트를 겪은 아버지의 과거 얘기를 듣고 기록하면서, 동시에 자기만의 수용소에 여전히 갇힌, 고집스럽고 괴팍한 아버지와 불화하는 아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딘가에 갇혀 계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곳을 나오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자발적으로 들어가 계신가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여러분을 지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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