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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해나

"개울에서 몽돌 줍기"

개울에 가면 곧잘 몽돌을 줍곤 합니다. 모난 곳 없이 반질반질하고 단단한 돌을 만지다 보면 자연히 그 돌의 역사도 느껴집니다.
물성은 다르지만, 한 권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울퉁불퉁한 자갈이 물살을 지나 몽돌이 되는 일과 닮은 듯합니다. 문장을 여러 번 다듬고, 시간의 결을 오래 입히다 보면 비로소 단단한 한 권의 책이 탄생하죠. 그렇게 우리 손에 닿은 작품들은 늘 경이롭고 찬란한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몽돌 같은 책들을 몇 권 톺아보려 합니다.

서점 주인 성해나가 알라딘 독자들에게 권하는 10권의 책

"개울에서 몽돌 줍기"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어떤 죽음의 방식 - 사랑과 상실의 고고학
[세트] 한국주택 유전자 1~2 세트 - 전2권
스타인웨이 만들기
벌레 이야기 (무선)
작은 것들의 신 (무선)
웰컴 홈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성해나 기담집

인비인

"기이하고 이상한 성해나의 세계"

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인비인

《혼모노》로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문단의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자리한 작가 성해나가 2026년 6월, 첫 기담집 《인비인》으로 돌아왔다. 매 작품 단정하고 진중한 문장과 치밀한 취재, 시대에 걸맞은 화두와 역사의식으로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는 이번엔 ‘기담’이라는 장르적 형식을 빌려, 한층 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성해나 작가의 소설은 늘 매혹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불편함을 남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자리를 조용히 흔들고, 무해하다고 여겨온 것들의 밑판을 들추어 그 아래 숨겨진 민낯을 독자의 손바닥 위에 꺼내놓는다.

제목인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 혹은 사람이어야 마땅하나 사람이기를 스스로 멈춘 존재를 뜻하는 말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위태로운 존재들의 모습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세 가지 시간의 축으로 길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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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의 추천 도서 10권

  1.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표지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제임스 볼드윈 (지은이), 박다솜 (옮긴이) | 열린책들

    책에 밑줄을 긋지 않지만,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는 장마다 줄을 그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눈을 뜬 순간부터 스스로를 경멸하는 법을 배운다.’ 가감 없이 들끓는 볼드윈의 문장은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를 자아냅니다. 그 느낌표란 공명 혹은 분노와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혐오가 기저에 깔린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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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표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은이), 김이선 (옮긴이) | 문학동네

    한 작가의 세계가 이렇게 근사하고 환하게 열릴 수 있구나, 놀라워하며 탐독한 소설입니다. 문체는 담백하지만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녹녹하게 젖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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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떤 죽음의 방식 - 사랑과 상실의 고고학 표지

    어떤 죽음의 방식 - 사랑과 상실의 고고학

    세라 탈로 (지은이), 정지인 (옮긴이) | 복복서가

    세라 탈로의 책에도 잠시 나오지만,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사람의 대퇴골 골절이 치유된 흔적’을 최초의 문명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환자의 운신이 가능할 때까지 돌본 흔적, 즉 연민과 이타심이 문명의 시작이라고요.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탈로의 곡진한 간병기(記)이자 애도문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며 앞으로도 살아내기. 우리가 거듭해가는 삶과 사랑 역시 후대에는 문명으로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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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세트] 한국주택 유전자 1~2 세트 - 전2권 표지

    [세트] 한국주택 유전자 1~2 세트 - 전2권

    박철수 (지은이) | 마티

    두께만큼이나 장대하고도 해박한 역사와 지식이 담긴 건축서입니다. 박철수 선생님의 저서 중 특히 즐겨 읽는 책입니다. 일제강점기의 부영주택부터 현대의 아파트까지 수많은 한국 주택들이 어떻게 지어졌고, 어떻게 변모했는지 착실하고도 성실하게 담아낸 책이죠. 벽돌 책이지만 한 번 읽으면 분명 놓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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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스타인웨이 만들기 표지

    스타인웨이 만들기

    제임스 배런 (지은이), 이석호 (옮긴이) | 프란츠

    조성진, 손열음이 연주하는 수많은 곡들이 스타인웨이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보통 피아노 연주자에 주목하지, 피아노 자체에 주목하진 않죠. 그것을 만드는 직공들은 더더욱 관심 밖에 있고요. 스타인웨이에 얽힌 역사와 그것을 만드는 장인들, 그리고 스타인웨이 가문에 대한 역사가 담긴 책이에요. 악기 하나에도 다양한 삶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게 체감되어 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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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벌레 이야기 (무선) 표지

    벌레 이야기 (무선)

    이청준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가장 좋아하는 한국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청준 작가님을 택할 것 같습니다. 장편도 훌륭하지만, 단편은 더 걸출하죠. 사회의 고통과 인간의 부끄러움, 수치심을 면밀히 담아내는 대작가. 태작이 없던 그분을 저도 절실히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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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작은 것들의 신 (무선) 표지

    작은 것들의 신 (무선)

    아룬다티 로이 (지은이), 박찬원 (옮긴이) | 문학동네

    사랑과 삶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황홀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다채롭고, 뜨거우며, 절절한 삶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착시를 느꼈어요. 마치 만화경에 눈을 가져다 댄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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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웰컴 홈 표지

    웰컴 홈

    루시아 벌린 (지은이), 공진호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

    빛(루시아)이라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그녀의 글은 섬세하고 부드럽습니다. 고요히 흐르는 빛줄기처럼 온화하고도 섬세한 에세이예요. 루시아 벌린의 소설에서 주가 되는 공간은 대개 ‘집’인데, 이 집에 관한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삶이 죽 펼쳐져 있습니다. 루시아 벌린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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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표지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 (지은이), 이정미 (옮긴이) | 생각지도

    ‘아름다운 나라(うつくしいくに)’를 거꾸로 읽으면 ‘불쾌한 고통(にくいしくつう)’이 된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표상적으로 정결하고 아름다운 국가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쾌적함을 위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이들은 깔끔하게 탈락시키고, 걷어냅니다. 한국 사회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봅니다. 많은 이들에게 추천한 올해의 책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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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표지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정운현 (지은이) | 인문서원

    『인비인』에 수록된 몇 편의 친일 관련 소설을 쓸 당시 참고한 책 중 하나입니다. 대를 이어 친일한 민병석과 민복기 부자, 친일 단체인 ‘일진회’를 만든 송병준과 이용구, 일제에 종속한 수많은 예술가들의 면면이 이 책에 여실히 담겨 있습니다.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이들이 다수지만, 자신의 친일 행적을 참회한 ‘이학녕’ 같은 이도 분명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의미한 역사서가 아닌가 사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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