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광복 81주년을 맞는 오늘날,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비극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조선인 136명의 유해가 수장된 조세이 해저탄광, 작업 중 추락한 조선인이 생매장된 인골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진 스물일곱의 윤동주, 이름도 없이 번호로 남은 수인 묘지, 그리고 아무도 지켜주지 않을 때 스스로를 지켜낸 우토로 마을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박제된 과거 역사로 남겨두지 않고 현재 시점에서 되살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재갑이 청일전쟁이 일어난 안성(성환)천을 시작으로 후쿠오카, 나가사키, 오사카, 히로시마, 오키나와 등 조선인 강제 동원과 관련된 각 지역의 현장 사진 약 160컷과 관련 자료를 담았다.
저자는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조선인의 참혹한 삶이 묻혀 있는 곳을 봄·여름·가을·겨울 몇 번이고 되짚어 찾았고, 일본의 조선인 강제 동원 지역을 답사하며 만난 조선인의 삶과 기억, 흔적을 통해 여전히 묻혀 있는 가슴 아픈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자유와 평화는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그럴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현장을 다니면 깨닫게 된다. 역시 답은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그 길은 기록을 넘어 기억으로, 대립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