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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미국 유학생을 배출하는 한국에서, 미국 유학은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미국 유학을 떠난 이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 혹은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사는 이들의 여정과 현재는 사회적 시선으로 살펴볼 주제다. 사회학자 김종영은 지난 15년 동안 이들을 면 대 면으로 만나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유학파 엘리트가 어떻게 한국사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유지하는지를 밝힌다.
제목 ‘지배받는 지배자’는 미국 유학파 지식인을 일컫는 말로, 한국사회에서 교육적, 문화적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대학의 글로벌 헤게모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중적 지위를 드러내는 표현이다. 미국 대학과 학문의 우수성과 탁월함을 경험한 이들은 한국 대학과 지식사회의 부족함을 근거로 글로벌 헤게모니의 격차를 더욱 강화하고, 격차를 줄이기보다는 이 격차에서 오는 이점을 활용하려 들며, 이런 경향이 구조화되면서 새로운 진입 역시 같은 방식으로만 가능하게 된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든 가지 않든 미국 유학파 지식인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물론 미국 유학이 잘못은 아니지만, 그 결과는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무엇이든 고이면 썩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