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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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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 너의 악몽을 읽기 전에"
    대학 시간강사이자 주부인 수잔은 오래 전 이혼한 전남편 에드워드가 보낸 소포를 받았다. 소포에는 소설 원고와 함께 이 소설을 읽고 자신에게 감상을 말해 달라는 요청이 적혀 있었다. 그들이 부부였던 시절 수잔은 작가 지망생이었던 에드워드에게 가장 냉혹한 비평가였기 때문이다. 어쩐지 내키지 않아 소설 읽기를 미루던 수잔은 결국 작품을 읽기 시작한다.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제목을 가진 이소설은 절망적인 상황을 향해 굴러 떨어지는 스릴러였다. <토니와 수잔>은 이제 두 개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에드워드가 쓴 녹터널 애니멀스와 그 소설을 읽는 수잔의 삶. <토니와 수잔>에서 토니는 녹터널 애니멀스의 주인공이다.

    휴양지로 떠나던 평범한 가족이 범죄와 살인에 얽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소설 속의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는 그야말로 냉혹한 작품이다. 건조한 서술과 가차없는 심리 묘사로 독자들을 압박하는 능력은 (짧게 쓰느라 유머와 낭만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스티븐 킹의 몇몇 단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오스틴 라이트는 스티븐 킹이 주인공을 사랑하듯 토니를 사랑하지 않는다. 토니는 주인공으로서 작가에게서 받게 마련인 일종의 신뢰 또는 애정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작가는 플래너리 오코너가 그랬듯 비참한 인간을 창조하고 그를 계속 시험에 빠뜨린 채 멀리서 관찰하고만 있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킹과 오코너의 살벌한 부분들만을 따 와 만든 듯한 무시무시한 소설이다.

    그리고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는 수잔의 삶 역시 숨겨두었던 어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녹터널 애니멀스'가 정신이상자 살인마의 예고장이라거나 수잔이 잠들었던 범죄자의 본성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 지망생인 전남편이 자신에게 소설을 보낸 이유를 작품 속에서 찾으려던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으면서 자신의 삶에 생긴 균열들(대부분 평온한 삶을 위해 덮어두었던 것들)을 다시금 의식하게 된다. 자신의 삶 역시 무언가 잘못되었고 자신은 그것을 믿고 싶지 않다는 사실. '녹터널 애니멀스'의 평범하고도 비열한 주인공과 닮아 있는 자신의 모습. 오스틴 라이트는 '녹터널 애니멀스'에 적용했던 건조하고도 가차없는 시선을 수잔의 평범한 삶에 조금씩 이식하기 시작한다. 악몽의 기운이 전이된다. 그러면 아무런 치명적인 사건 없이도 삶은 어둠 속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 밤이 영원이 될 지 아니면 새벽이 찾아올 지는 모르는 채로.

    소설 읽기에 대한 소설. 소설과 삶의 관계에 대한 소설. 스릴러이면서 창작과 독서에 대한 메타포를 담은 풍부한 이야기. <토니와 수잔>은 정말 멋진 작품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1.13)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