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는 ‘나’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선물 포장지로 종이 동물들을 접어주곤 했다. 엄마의 종이접기는 특별했다. 엄마가 숨을 불어넣으면 종이 동물들은 마법처럼 살아나 '나'와 놀아주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신의 존재가 주변의 백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나'. '나'는 엄마와 닮은 모든 것을 부정하며, 종이 동물들을 상자에 넣고 잊어버린다. 그렇게 성년이 되고 엄마와 영영 보지 못하게 된 어느 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종이 호랑이가 다시 움직인다.
표제작 '종이 동물원'으로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석권한 중국계 미국인 작가 켄 리우가 국내 첫 소개된다. 지구 종말의 위기를 피해 우주로 떠난 인류를 다룬 ‘모노노아와레’, 인공지능에 모든 것을 맡긴 미래를 다룬 ‘천생연분’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14편의 단편이 일상과 환상의 경계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