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동물원'으로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동시 수상해 화제를 모았던 켄 리우의 첫 장편소설. 중국의 고전 '초한지'에 SF 판타지적 세계관을 도입해 재해석한 '민들레 왕조 연대기'의 첫 번째 책이다. 전투연과 잠수함 등 최첨단 무기가 등장하고,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장군 '한신'을 여성으로, 항우의 애인 '우희'를 두 명의 인물로 설정하는 등 재미난 변주를 통해 새로운 초한지를 완성했다.
동아시아의 고전 문명을 배경으로 한 SF 장르를 일컫는 '실크 펑크'를 탄생시킨 작품으로, 장르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심지어 판타지 소설에서조차도 중국을 묘사할 때면 반드시 개입하는 오리엔탈리즘과 식민주의의 관점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 대륙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정했다"라며 "서양 문학의 전통에 깊이 물든 독자가 뿌리부터 다르게 보이는 것에 빠져들기를, 그러면서도 친숙함을 느끼기를 바랐다. 그 간극이 메워짐으로써 장르 자체도 더 넓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