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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하지 않은 시대다. 가까운 미래도 확신하기 어려운 현실에 두려움이 커진다. 두려움과 무력감 속에서 빈 허공에 손을 휘젓는 우리는 무엇이라도 잡고 싶다. 가장 손쉽게 걸리는 것은 타인이다. 내 자리를 뺏은 것처럼 보이는, 선을 넘어오는 타인들. 마사 누스바움은 두려움이 혐오와 분노로 전염된다고 말한다.
마사 누스바움은 일관성 있게 분석해온 '정치적 감정'으로 현재 민주주의의 위기를 설명한다. 이번 책에서 주요하게 분석하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타인에 대한 분노와 혐오로 번지고, 민주주의의 기반인 상호 관계를 무너뜨린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그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독자를 설득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주장에 반대하는 가상의 인물과 논쟁을 하는 한편, 아기의 행동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두려움과 그에 대한 반응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두려움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사실 누스바움은 이 말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절박하게, 희망을 외친다. 그는 결과에 대한 예측과 상관없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타인에 대한 세세한 믿음을 굳혀야 한다고 말한다. 결의까지 느껴지는 그 외침에,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희미해지는 희망을 잡아본다. 희망엔 가능성을 따지지 말라고 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