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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난치병 환자로 병동에서 긴 시간을 보냈고 여전히 투병 중인 성동혁 시인은 스스로 '많은 불가능' 속에서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한 번 기운을 내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쉬어야 하는 그이기에 오랜 기간 동안 긴 호흡으로 산문을 다듬고 다듬어 드디어 독자들에게 이 책을 건넬 수 있게 되었다.
홀로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신의 존재를 감각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가족과 친구들이 자신 몰래 흘린 눈물을 타인을 통해 전해 듣고 그들의 슬픔을 가늠한다. 마스크 쓰고 긴장 속에 다니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팬데믹 시대를 가까스로 견디고 있을 수많은 이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떠난 아이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가만히 시로 옮겨 적는다. 시인은 그의 첫 산문집 <뉘앙스>에 감각하고 마주하고 경험해온 그 모든 것들을 시 같은 산문으로 단정히 담아낸다. 아픔과 불안과 슬픔 가운데서도 삶의 작고 희귀한 것들을 살피는 다정함이 모든 문장에 아름답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