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에 대한 별별 분석들이 쏟아지지만, 와중에 신기하리만치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심각한 자살률이다. 2020년, 20대 사망자 둘 중 하나는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청년층의 자살률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중인데 특히 여성 청년층에서 그 수치는 두드러진다. 2020년에 응급실을 찾은 20대 여성 자살 시도자는 2019년에 비해 33.5%나 증가했다.
더 이상 개인적 해결책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 책은 구체적인 경종을 울린다.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 여섯 명의 전문가가 청년 자살을 둘러싼 원인, 사회적 배경, 예방 대책 등 다방면의 현실을 살핀다. 여성 청년들의 주요 자살 배경에 여성 혐오적 사회 구조가 자리 잡고 있음을, 고용관계의 불안정성이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을 여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낸다.
늘어난 자살자 뒤엔 더 늘어난 '죽지 못해 사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삶을 겨우 버티거나 결국 버티지 못한 청년들로 가득한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이 문제는 더 긴급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