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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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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인 한국소설과 조해진의 수요일"
    <빛과 멜로디> 조해진 소설. 넘버링된 북태그와 겉커버를 두른 감각적인 디자인의 '다소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표지 속 세탁소. 푸른 조명 아래 세탁기는 어쩐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쓸쓸해 보인다. 럭키타운 인근 오르막의 세탁소 워시토피아는 한때 '무무 씨와 나만의 작은 해변'(7쪽)이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기계음이 파도 소리처럼 들리는 곳에서 김은희는 무무 씨와 해변을 상상하며 한 시절을 보냈다. 본명은 '상무'지만 대리인 적도 없었던 수리공 무무 씨는 김은희보다 먼저 럭키빌라 402호에 살았던 사람이다. 암 진단으로 집을 비우게 된 활동가 김은희 대신 그 집의 고양이들인 양평과 오모리를 돌보기 위해 함수연은 럭키빌라 402호에 입주해 그들의 사연에 연루된다.

    김은희는 나이들고 쇠약한 몸으로도 노동의 할퀴고 간 흔적이 폐에 남은 '무무 씨'를 '지상에 재현된 별자리를 걷는 것만큼이나 황홀'(61쪽)하게 사랑했다.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바뀌리란 그 믿음이 나를 살게 한다'(73쪽)는 문장을 일기장에 적으며 세계의 불합리를 사랑하려 한 이 사람의 곡진함을 향해 '함수연'은 다가간다. '남들에게는 없는, 그녀의 고유한 무늬'(131쪽)를 적어내려가려는 소설가의 진심이 독자에게 전해져 이윽고 공명한다. 소설 속 고양이 '양평'과 '오모리'부터 작가의 일기 속 '단심'과 '복희'까지 끝내 마음에 품을 수밖에 없는, 단단하고 진실된 소설이 도착했다.
    - 알라딘 소설 MD 김효선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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