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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의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최초 출간 2015) <당신에게 가고 있어> (최초 출간 2020), <미래로 가는 사람들> (최초 출간 2005) 합본호가 2026년 출간됐다. 작가의 오랜 팬이 프러포즈를 하며 낭독하기 위해 소설을 청탁하고, 작가는 이에 응해 서로를 만나기 위해 우주선에 탑승한 연인의 이야기를 선물했다. 가족 때문에 다른 항성계에 다녀와야 하는 여자친구를 지구에서 9년간 기다리는 대신 우주선 ‘기다림의 배’에 올라 기다림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한 남자는 고독하고 위태로운 항해를 지속하며 편지를 쓴다. 우주의 시간으로 9년 7개월 후, 지구의 시간으로 (아마도) 223년 후 쓴 열세 번째 편지에 남자는 이렇게 쓴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나는 몇백 년 전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내일은 하루만큼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될 거라고.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을 위해 쓴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글쓰기가 부드러워지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은, 또 한 사람을 생각하며 사는 것은 사람의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꾸게 될까 생각합니다. (82쪽, 작가의 말)
당신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증명이자 흔적이 바로 나(151쪽)라서. 사랑하는 당신의 기억을 살게하기 위해 삶과 항해를 계속하기로 결정한 소설 속 연인의 우주적 사랑은 많은 걸 바꾸어놓았다. '사람이 그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만으로도 우주는 변화합니다.'(184쪽)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을 청탁한 연인은 무사히 결혼해 삶을 항해하고 있고, 2026년 출간 합본호에 소설가와 함께한 대담을 실었다. 작품도 항해를 계속한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한 번역자 소피 보우만은 영미권 대표 출판사 하퍼콜린스를 통해 김보영을 소개했고, 영미권 독자의 사랑은 할리우드 영상화 계약으로 이어졌다. 어떤 이야기는 계속 산다. 한 사람에서 출발해 세계로 뻗어나간 이야기의 힘이 읽는 사람을 틀림없이 바꾸어 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