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와 주자학의 모든 것"
독창적 사상을 남긴 사유의 거인들은 대개 그 사상의 핵심보다 신화처럼 남겨진 삶이 오래도록 떠돌기 마련이다. 그런데 주자학의 창시자 주희의 경우, 그 학문이 당대와 이후 동아시아 문명에 끼친 영향에 비해 유독 삶이 드러나지 않은 듯하다. 삶에서 떨어진 이론, 이론에서 이어진 논쟁만으로도 할 이야기가 넘치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일까.
수징난의 <주자 평전>은 집필에 10년, 번역에 10년이 걸린, 2400여 쪽에 이르는 대작이다. 그는 주희라는 사람의 심리, 대륙에서 펼쳐진 광대한 문화의 흐름, 주자학을 불러낸 사회적 환경을 한데 엮어, 주자의 말과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이유를 붙이고, 그것이 그의 사상에 끼친 영향을 밝히고, 세상을 바꾸고 움직이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샅샅이 살핀다. 비로소 인간 주자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의 '인본주의 인간학'도 완연한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다. 명실상부하게 '주자와 주자학의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201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