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아는 작가 김연수의 일화. 1993년 시로 등단했고, 다음 해 소설로 등단했다. 한때는 '아무도 원고를 의뢰하지 않는' 등단 작가의 '청춘의 시간들'을 두고 불안해했고, 눈에 띄는 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점점 더 많은 독자의 선택을 받았고, 지금은 달리기를 하듯 매일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있다. 1991년의 김연수가 "<꾿빠이, 이상>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는 소설가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회고하는, 김연수 소설의 결정적 한 장면이었던 그 소설이 다시 독자를 찾았다. 2016년 4월 17일, 이상의 기일이기도 한 날의 일이다.
"오빠의 데드마스크는 동경대학 부속병원 유학생들이 떠놓은 것을 어떤 친구가 국내로 가져와 어머니께까지 보인 일이 있다는데 지금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라는 이상의 여동생 김옥희의 회상. 소설은 이 진술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이상의 데드마스크가 진실로 존재하는가? (<데드마스크>), 죽음까지 이상을 모방한 나의 삶은 진실한 삶인가? (<잃어버린 꽃>), 이상의 시 '오감도 시 제16호'의 진위 여부를 추적하는 학자인 나의 존재는 진실로 어디에 있는가? (<새)) 집요할 정도로 풍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소설가는 '진실'들 사이의 틈을 파고든다. 빼곡한 이야기의 밀도가 작가 이상에 대한 작가 김연수의 경외를 증명하는 듯하다.
김연수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가 기다린 김연수의 소설이 함께 출간되었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밤은 노래한다>도 함께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