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평범한 가장들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선고를 내린 인혁당사건은 2007년 재심 끝에 무죄가 되었다. 그러나 권력과 결탁한 판사들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들은 국가유공자로 대우받으며 현충원에 묻혀있다. 잘못된 재판은 그릇된 역사의 싹이 된다라는 이 책의 말처럼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은 사법 신뢰도 세계 최하위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역사적 사건들을 기억하지만 그 역사적 사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재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숨겨져 왔던 재판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현시대의 모순을 알게 된다. 역사는 과거가 아닌 현재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50년을 시국사건, 양심수를 변호한 인권변호사 한승헌변호사님의 삶이 투영된 이 책은 마치 정치재판을 실황중계 하는듯한 신선한 서술구조 속에서 역사 속의 재판, 재판 속의 역사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