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용 전집을 추천하는 이유
2001년 김구용 시인이 타계하기 바로 직전에 간행된 『김구용 전집』은 『시』 『구곡』 『송백팔』 『구거』등 4권의 시집에 『구용 일기』, 산문집 『인연』이 포함되어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949년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온 이후 근 반세기에 이르는 그의 시적 여정을 총망라한 것이다. 전쟁과 기아라는 현실에의 착목, 동시에 이를 뒤트는 부조리와 초현실, 새로운 지평으로 열리는 공과 무아의 불교적 언어에 이르기까지 극단의 지점들을 탐색한다. 형식의 측면에서도 시와 산문의 경계가 근본적으로 허물어진 실험에 돌입하고 있다. 한국시에서 가장 넓게 움직이면서도 멀리 나아간 시이며, 그 넓이는 깊이와 높이를 아우른다.